일본 후지산을 형성화한 ‘후지산말차빙수’, 토마토 절임에 허브로 포인트를 준 ‘방울방울 토마토빙수’ 등 개성 있는 메뉴로 고객의 눈과 입을 사로잡으며 망리단길에서 가장 ‘핫한’ 맛집으로 통했던 A빙수 전문점. 입소문을 타고 하루 400명이 넘는 고객이 23㎡(7평) 남짓한 이 작은 가게로 몰려들었지만 2~3년이 지난 오늘날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 할 수 없었던 때와 달리 지금은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인다. 빙수 전문점 대표 A씨는 “손님이 확실히 좀 줄었다”고 토로했다.
3년 전의 망리단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로 망원시장을 지나 망리단길에 들어서면 나오는 가장 큰 사거리에도 불이 꺼진 건물이 수두룩했다. 오후6시께 밥을 먹기 위해 맛집을 찾아봤지만 원조 ‘핫플레이스’들이 별다른 공지 없이 휴무 중이거나 폐업한 상태였다. 망리단길을 꾸준히 찾는다는 B씨는 “이젠 핫플레이스라기보다는 그냥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조용한 맛집을 찾아 방문하는 정도”라며 망리단길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망원동의 ‘망’자에 용산구 이태원2동의 명소인 경리단길을 합친 ‘망리단길’은 인근의 홍대·합정동·상수동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젊은 소상인들이 망원시장 뒤 주택가로 카페나 식당 등 점포를 옮기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여느 인기 장소와는 다르게 망리단길은 채식주의자 전용 음식점이나 채식 요리 수업 등이 인기를 끌면서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요즘에도 한 골목에 한 달 새 카페가 3개나 문을 열 정도로 새로운 상인들이 문을 두드리고는 있다지만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반짝인기에 그칠지 말지 갈림길에 서 있는 망리단길에 대해 인근 상인들은 ‘3년 징크스’로 설명했다. 망리단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최근 2년 새 월 임대료가 100만원에서 150만원 또는 200만원까지 오른 곳이 수두룩하다”면서도 “그런데 임대료와 별개로 잘 버티고 있는 가게들조차 손님이 반 이상 준 것을 보면 이 거리가 수명을 다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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