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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 중동]이스라엘 총선 D-1…네타냐후 "총선 승리 시 요르단강 서안 합병"

네타냐후 리크드당과 중도정당연합 청백당 박빙

막판 접전에 강경파 유권자 결집 노리고 화약고에 기름부어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문제는

중동 평화협상 재개 여부 가늠할 핵심 이슈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블룸버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선 고지를 밟기 위해 시도한 일종의 ‘헤일 메리 패스(Hail Mary Pass·미식축구에서 막판 득점을 노리고 감행하는 롱 패스)’이다” (샬롬 리프너 애틀란틱카운슬 연구원)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더 지연시킬 수 있는 ‘잠재적 폭발력’을 지녔다” (세바스찬 어셔 BBC 아랍 문제 전문 에디터)



6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문제를 다루는 각국 싱크탱크와 주요 외신은 일제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입’에 주목하며 이 같은 총평을 남겼다. 유대인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온 그는 이날 이스라엘 TV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9일 열릴 총선에서 승리하면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문제는 지난 2014년 이후 중단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 재개 여부를 가늠할 핵심 이슈 중 하나이다. 이 지역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곳으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합병했고 가자 지구에서는 2005년 철수했다. 서안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십 년 전 정착촌이 건설된 이후 서안에는 이스라엘군의 보호 아래 현재 40만 명 이상의 이스라엘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는 전쟁으로 점령한 땅에 정착하는 것은 제네바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강한 반발에도 네타냐후가 화약고에 기름을 붓는 발언을 내놓은 데는 현재 그가 마주한 정치적 상황이 한 몫 한다. 코 앞으로 다가온 이스라엘 총선 구도는 막판 접전 중이다. 이스라엘 TV ‘채널 13’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크드당과 군 참모총장 출신 베니 간츠의 중도정당연합 ‘청백당(블루 화이트)’가 각각 28석씩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의회 전체 120석 중 두 정당이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비슷한 지지율을 얻은 셈이다. 두 정당 모두 단독 과반이 힘든 만큼 결국 군소정당과의 연정구성으로 집권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5선 연임에 도전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자신과 정치적 노선을 같이하는 극우 군소정당의 표를 끌어오는 게 매우 중요하고, 이번 서안 정착촌 합병 발언 역시 이 연장선 상에서 나왔다는 해석이다.

막강한 우군 트럼프를 등에 업은 네타냐후 총리의 자신감도 발언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점령한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고 지난 2017년 12월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며 미국 대사관을 그곳으로 옮기는 등 노골적인 친 이스라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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