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절 인사’로 지목하고 청와대에 지명 철회를 요구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 8일 청와대가 내정한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결격사유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철저한 검증으로 ‘강한 야당’을 모습을 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나 원내대표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가) 정부 기관의 자문위원조차도 해서는 안 될 발언을 쏟아냈다”며 김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았다. 이는 각종 논란을 일으켜온 그동안의 김 후보자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2010년 한 매체 기고에서 고(故) 박왕자씨 금강산 피격 사망 사건을 두고 ‘통과의례’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또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직후인 2002년 7월 한 토론회에서 “(남한의) 일방성과 어장 확보를 둘러싼 남북한 생존경쟁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며 “남한의 북방한계선(NLL) 고수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사건이 북측 도발이 아닌 ‘우발적 사건’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는 그의 발언 가운데 하나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 비핵화라는 장기과제를 풀어가기 위한 엄중한 시기”라며 “(김 후보자 발언은) 남북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풀어가겠다는 선포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제외한 독단적인 정책으로 자칫 남북은 물론 한미 공조체제에도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사유가 증명되고 있으나 사실상 낙마시킬 수단이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나 홀로 인사 정책’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는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필승’ 의지도 내비쳤다. 이번 보궐선거는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등 단 두 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다. 하지만 경남 유권자들의 표심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내년 총선 민심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꼽힌다. 이 가운데 경남 창원 성산의 경우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터라 여야 격전이 점쳐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여야 후보 단일화가 추진되고 있어 녹록지 않다”면서도 “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피해를 본 지역인 만큼 이를 폐기하는 정책 저항운동 쪽으로 방향을 잡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