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이 대법원의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을 이행하지 않자 신일철주금의 한국 내 자산 압류라는 압박 카드를 꺼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5) 씨 등을 대리한 변호인단은 최근 신일철주금의 한국 자산을 압류해달라며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변호인단이 압류하겠다고 신청한 재산은 신일철주금이 포스코와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 ‘PNR’의 주식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신일철주금은 PNR 주식 234만여주(110억원 상당)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제집행 신청은 합작회사의 관할 법원에 낸 것으로 전해진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말 이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신일철주금이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변호인단은 이후 일본 도쿄 신일철주금 본사에 이행 협의요청서를 내고 대법원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 의무 이행방법 등 후속 조치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변호인단은 신일철주금 측이 답변 시한인 지난해 12월24일 오후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한국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에 들어가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자산 압류로 신일철주금을 압박한 뒤 그래도 배상하지 않으면 압류 재산을 현금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 압류는 한일 외교 갈등을 불러올 사안이기 때문에, 실제 압류와 현금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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