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호주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로 가족과 함께 사망한 영국 백만장자 기업가의 유산 대부분인 4,100만파운드(약 590억원)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된다.
21일(현지시간) 영국의 대중지 더선에 따르면 영국 컴퍼스그룹의 리처드 커즌스 최고경영자(CEO)는 사고 1년 전 작성된 유언장에 그와 두 아들이 함께 사망할 경우 유산을 옥스팜에 넘기는 내용의 ‘공동 극비조항’을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그의 유산은 아들인 윌리엄과 에드워드에게 신탁될 예정이었다.
더선은 “유산 중 300만파운드를 제외한 상당액이 자선사업에 쓰이게 된다”며 “리처드 커즌스의 형제인 사이먼과 앤드루는 각각 100만파운드를 받는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공동 극비조항은 드문 일”이라며 “유산은 옥스팜으로 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옥스팜은 지난 2011년 아이티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직원들의 성매수 스캔들이 확인된 후 수천 명이 기부를 철회하고 영국 정부가 지원을 끊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상태다. 옥스팜 대변인은 이날 “매우 감사하다”며 “가족·이사회와 함께 어떻게 유산이 사용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산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커즌스는 2017년 마지막 날 호주 시드니에서 관광용 수상비행기를 탔다가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비행기에는 두 아들, 커즌스의 약혼녀인 에마 보든과 그의 딸 헤더가 함께 타고 있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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