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디킨슨 대학이 9월28일∼10월2일 유권자 788명을 상대로 조사해 5일(현지시간) 공개한 양자 가상대결에서 클린턴 지지율은 50%, 트럼프는 40%로 나타났다. 또 로이터와 입소스가 9월29일∼10월3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도 양자대결 시 클린턴이 44% 지지율로 37%에 그친 트럼프를 7%포인트 앞섰다. 호감도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50%에 달해 44%인 트럼프를 눌렀다.
지난달 중순부터 지지율 회복에 성공하는 듯 했던 트럼프는 역대 최다 시청자들을 모은 1차 TV토론에서 대통령 자질이 부족한 것과 과거 여성 비하 발언들이 드러나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뉴욕타임스(NYT)가 1995년 트럼프의 소득세 보고서를 공개하며 그가 당시 1조원에 달하는 사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를 활용해 18년 이상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하면서 트럼프의 지지도는 추락하고 있다. NYT는 “최근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져 의회 선거에 나선 공화당 후보들에 비상이 걸렸다” 며 “9일 예정된 2차 TV토론에서도 트럼프가 패배하면 의원들의 지지도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기존 정치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실망과 강한 미국을 열망하는 백인 중산층의 기대가 트럼프의 인기를 떠받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의 실체가 확연하게 나타나면서 클린턴의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1857년 처음 발간된 전통의 월간지 애틀랜틱은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지금까지 두 차례만 표명했지만 트럼프의 당선을 막기 위해 클린턴 지지를 이날 선언했다. 스콧 스토셀 애틀랜틱 편집장은 “어떤 정당과 파벌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창간 정신에 따라 애틀랜틱은 가볍게 지지 선언을 하지 않는다”며 “국가적 비상사태나 공공에 대한 위협 등이 걸린 경우에만 지지 선언을 하는데, 트럼프의 당선이 이러한 위험을 갖고 있다고 믿어 클린턴 지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의 공개 지지의 영향력이 최근 제한적인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와 많은 다른 이들의 지지가 잔물결처럼 퍼지는 확장 효과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만약 핵심 주에서 단 몇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면, 그것이 차이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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