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본토에 상륙한 10호 태풍 라이언록으로 인한 기록적 폭우로 지하수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 폐수 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한 동토벽 2곳이 녹은 것으로 밝혀졌다.
동토벽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로 원자로 핵연료가 녹아내린 후쿠시마 제1원전 건물 주변 1.5㎞ 범위에 1m 간격으로 설치한 길이 20~30m의 냉각 파이프를 일컫는다.
NHK와 아사히(朝日)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10호 태풍으로 지하수의 수위가 높아져 동토벽 2곳이 녹아 구멍이 났으며 이 구멍을 통해 원자로 건물 쪽의 지하수가 하류로 흘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토벽은 계속된 폭우로 대량의 물이 흘러들어 가면서 녹은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전력은 동토벽 하류 기슭의 지하 수위는 태풍 10호가 통과한 지난달 30일 한때 지표 밑 28㎝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태풍 통과 전 수위는 지표 밑 35㎝로 폭우에 수위가 7cm 올라간 것이다.
문제는 동토벽 상류에 있는 원자로건물에 고농도의 오염수가 고여 있다는 사실이다. 도쿄전력은 건물 부근을 통과하면서 오염된 지하수가 동토벽의 뚫린 구멍을 통해 하류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도쿄 전력 담당자는 “비가 150mm만 더 왔더라면 지표면을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며 오염된 지하수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동토벽이 녹은 2곳에 지반을 굳히는 시료를 흘려 넣어 물 유입을 막으면서 동토벽을 다시 얼리는 공사를 할 계획이다.
한편, 아사히 신문은 동토벽을 통한 오염수 차단 대책과 관련해 일각에서 지하수 차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원자력규제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동토벽의 효용성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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