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가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으로 흘러가면서 당권 주자들은 문심(친문재인계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반문(반문재인)·비노(비노무현)계 세력들이 국민의당으로 가면서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계가 당내 절대 우위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권 주자 4명 가운데 3명(송영길·추미애 의원,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범주류에 속하지만, 비주류 이종걸 의원의 약세 속에 ‘2강(송·추) 1중(김)’ 구도로 굳어지는 이유다. 결국 승패는 어느 후보가 ‘문심 지분율’을 가장 많이 가져가느냐에 갈릴 전망이다.
친문계는 현재 특정 후보를 밀지 않고 있다. 주로 송·추 의원 캠프에 흩어져 있다. 문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3철(전해철 더민주 의원·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캠프를 달리하고 있다. 송 의원은 최근 이 전 비서관을 영입했다. 전 의원은 추 의원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체제 때 당직자를 맡았던 친문계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송 의원 캠프 대변인은 문 전 대표 체제에서 부대변인을 지낸 강희용 전 서울시의원이 맡았다. 총무본부장을 역임한 친노 핵심 최재성 전 의원은 추 의원이 영입했다. 추 의원은 김광진 전 의원을 캠프 대변인으로 선임했다.
송 의원은 애초 친문계 표심이 추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자 친문을 넘어 범주류 인사들과 접촉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연세대 교수와 정세균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고문 측근들이 송 의원 캠프에 가세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문 전 대표 시절 혁신위원들이 힘을 보태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종인 비대위 대표 측근인 최운열 의원과 호남지역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선거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비주류인 이 의원은 이상민·이춘석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문별 최고위원 가운데 여성위원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성위원장 경선은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와 문 전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낸 유은혜 의원이 맞붙는다. 청년위원장 경선에 나선 김병관·장경태·이동학 후보도 친문 인사란 평가를 받는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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