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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라이벌 열전] ③ 태권도 이대훈 vs 곤살레스 보니야

남자 68㎏급 4강서 격돌 가능성…런던 결승서 패배 설욕 관심





2012년 런던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 첫 올림픽 무대에 오른 종주국의 에이스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이 스페인의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27)와 코트 위에 마주 섰다. 이미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어본 이대훈은 곤살레스 보니야를 꺾으면 태권도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모두 경험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9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8㎏급에서 2회 연속 우승한, 당시 세계랭킹 1위 곤살레스 보니야는 만만찮은 상대였다. 이대훈은 8-17로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 중반에는 곤살레스 보니야의 발차기에 올림픽 선발전 때 다친 코뼈를 맞아 코피까지 흘렸다.

13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대회 태권도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대훈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훈은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에서는 63㎏급에서 뛰었다. 하지만 체급이 세계대회 등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올림픽에서 이대훈이 나설 수 있는 체급은 결국 58㎏급이나 68㎏급이었다. 이대훈은 58㎏급을 택했다. 평소 3㎏ 정도 감량하고 63㎏급에 출전했던 이대훈은 이전보다 5㎏을 더 빼는 고통을 이겨내고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다. 게다가 16강, 8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전을 치르는 등 체력소모가 많더니 결국 결승에서는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고 무릎을 꿇었다.

이후 이대훈과 곤살레스 보니야는 63㎏급과 68㎏급을 오가면서 주요 국제무대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주 부딪쳤다. 이대훈은 2013년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63㎏급 8강에서 곤살레스 보니야를 만나 20-7로 완승하고 런던에서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했다. 이대훈은 대회 우승까지 차지해 2연패를 이뤘다. 하지만 2014년 12월 멕시코 케레타로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는 68㎏급 첫 경기에서 곤살레스 보니야에게 6-13으로 다시 완패했다.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도전한 지난해 러시아 첼랴빈스크 대회 63㎏급에서도 16강에서 곤살레스에게 3-4로 역전패했다.

이대훈의 그랜드슬램도,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도 모두 곤살레스 보니야가 깨뜨렸다. 그러나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시리즈에서는 68㎏급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이대훈이 이겼다. 9월 2차 대회 8강에서 10-8, 10월 3차 대회 8강에서 11-6으로 이대훈이 승리하고 각각 동메달, 금메달까지 수확했다.



둘은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나란히 4년 전보다 한 체급을 올려 68㎏급에 출전한다. 이대훈은 2014년과 2015년에 연속해서 세계태권도연맹(WTF) 올해의 선수로도 뽑힐 만큼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남자 68㎏급 올림픽랭킹에서 6월 현재 이대훈은 2위, 곤살레스 보니야는 6위다.

이 체급에는 세계 1위 자우아드 아찹(벨기에)을 비롯해 러시아의 알렉세이 데니센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이 체급에서 우승해 4년 만에 월드 챔피언 자리를 되찾은 터키의 세르벳 타제굴, 멕시코의 사울 구티에레스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대훈은 올림픽랭킹은 40위지만 이번 대회 8강에서 만날 수 있는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태권도 대표 이대훈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 메달 순위 10위를 목표로 24개 종목에 204명의 선수가 출전하다. /연합뉴스


키 183㎝의 이대훈은 유연성이 좋고 하체가 길어 얼굴 돌려차기 등 안면 공격이 일품이다. 하지만 남자 68㎏급에서는 체격 조건이나 파워 면에서 우위에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곤살레스 보니야도 185㎝로 이대훈보다 크다. 몸통과 얼굴로 향하는 발차기 동작에 차이가 거의 없어 막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대훈과 곤살레스 보니야는 대진표상 리우올림픽 4강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대훈이 곤살레스 보니야를 넘어서면 일단 2회 연속 올림픽 은메달은 확보한다. 이대훈은 “상위 선수들은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운도 따라야 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곤살레스 보니야와 격돌에 대해서는 “지고 싶지는 않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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