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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부터 주요 대기업의 신입사원 공채시즌이 시작되지만 채용 시장에 불어 닥친 한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삼성, 현대차,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예년 수준의 채용규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가뭄 속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7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 한해 채용 여부 및 규모를 조사한 '2016년 채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8.8%로 지난해 55.0%보다 6.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계획 인원 또한 총 2만1,431명으로 지난해 2만1,797명보다 1.7%포인트 줄었다.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힌 곳을 살펴보면 대기업이 73.8%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인 37.7%에 그친다. 이는 기업규모별 채용의 편차가 점차 양극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 가운데 중견·중소기업 비율이 90%를 웃도는 만큼 국내 경기에도 적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기업만 전년 66.9% 대비 6.9%포인트 오른 채용계획을 밝혔고 중견·중소기업은 각각 10.1%포인트와 11.7%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 명암도 엇갈린다. '의류ㆍ잡화ㆍ기타제조'의 채용 계획은 지난해보다 31.5%포인트 줄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제조업계 전반적으로 불황을 맞고 있어 채용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해 대비 채용 계획 인원을 늘린 분야도 있다. 상승 폭이 가장 큰 분야는 건설로 11.2%포인트 늘린 인원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그동안 채용 인원을 대폭 줄였던 건설업계가 신규 채용을 정상화하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정규직 채용계획'에 대해 대기업 및 중견ㆍ중소기업 포함 1,700개 상장기업 채용 담당자와 1대 1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이미 취업난이 심한 가운데 구직자들이 느낄 체감 취업난은 더 심각하다"며 "다만 대기업이 소폭이나마 채용인원을 늘린데다 직무역량을 중심으로 한 채용방식의 확대로 예전에는 자격요건이 안 돼 지원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풍토가 많이 사라지고 있어서 구직자들은 소신껏 지원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co.kr 도움말=인크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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