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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대책 1주일…효과와 부작용
입력2005-09-07 10:39:06
수정
2005.09.07 10:39:06
8.31대책이 발표된 지 1주일이 지났다.
양도세 중과, 보유세 실효세율 강화 등 투기수요 억제와 강북 광역개발, 송파미니신도시 건설 등 공급확대 등 두 방향으로 전개된 정부 대책은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집값을 2003년 10.29 대책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겠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호언과 달리,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조정되기 보다는 오히려 전셋값이 치솟고 있고 송파 신도시 주변지역 아파트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 당장은 부작용만 두드러지고 있다.
◇ 다주택자 매물 나오기 시작하나 = 8.31 대책 이후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와분당, 용인 등 지역에서 다주택 소유자들이 세금회피 목적으로 내놓는 매물이 출현하기 시작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시세에 비해 수천만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도 등장하고 있다.
또 서울 강북과 수도권 외곽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외지의 다주택자 소유주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있는 곳은 강남 재건축 단지다.
정부가 대책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지난 7월부터 호가 조정이 시작된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은 대책 발표 이후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1차 13평형은 최근 호가가 2천만-3천만원이 떨어져 4억3천만원에 나와 있으며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 재건축 단지들도 1주전에 비해 2천만-3천만원 정도 낮은 매물이 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가 양도세 과세시 재건축.재개발 입주권도 주택으로 보고 세금을매기기로 함에 따라 재건축 단지의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수 밖에 없어 추가하락은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락시영1차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이곳 단지의 호가는 꾸준히 내리고 있지만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내릴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거래는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과 분당, 용인 등 지역에서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평소 6억원 넘게 호가하던 용인시 성복동 LG빌리지 49평이 5억7천만원에 나왔고 4억원 이상 나가던 구성읍 현대홈타운 43평이 3억9천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성복동 LG빌리지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집 주인이 강남 등에 집을 많이 가진 집부자"라며 "급매물로 내놓은 것은 아무래도 최근 정부 대책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에도 매물이 늘고 있다.
1억2천500만원에 호가하던 안산시 본오동 주공 22평형은 호가를 1천만원 낮춘 1억1천5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고 1억8천500만원에 나왔던 남양주시 호평동 금강아파트 28평형도 대책 발표 이후 500만원이 내린 1억8천만원으로 떨어졌다.
안산 본오동 주공아파트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여러 채를 가진 집주인들이 내놓은 급매물이 한 두 건 정도씩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8차 동시분양도 8.31 대책의 영향으로 저조한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6일 일반 1순위 청약접수한 송파구 신천동 더샾 스타파크는 1순위 안에 마감됐지만 경쟁률이 최대 4대 1을 넘지 못했고 마포구 공덕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는 예상외로 모든 평형에서 미달 물량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늘어난 세금 부담이 청약 수요를 위축시킨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 발표에 따라 다주택 소유자들이 처분하는 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가격 비탄력적인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아직까지 본격적인 시장 조정은 이뤄지지 않고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특성상 정부 정책에 반응하기까지 최소보름 정도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본격적인 시장 조정은 추석 이후에나 가능할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송파구 신도시, 강북 뉴타운 과열.. 전세난 심화 = 8.31 대책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분당과 용인의 전셋값은 최근 수천만원이 껑충 뛰었고 서울 강남과 중부 지역도전세 매물이 나오자마자 바로 소진되는 강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전셋값이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정부 대책에 따른 불안감으로 수요자들이 집을 매입하기보다 전세를 얻는쪽을 선택해 대거 전세 아파트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구 약수하이츠 인근 공인 관계자는 "1주일전만 해도 전세 매물이 많았는데 갑자기 매물이 소진돼 지금은 괜찮은 중형 아파트 전세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분당 서현동 T공인 관계자는 "워낙 전세 물건이 귀해 전셋값이 순식간에 5천만원씩 이상 오르고 있고 그나마 나온 물건도 중개업소 당 2-3건 밖에 없다"고 전했다.
송파구 신도시 인근 아파트와 뉴타운 인근 지역도 때아닌 홍역을 앓고 있다.
송파구 거여동 특전사 부지 등에 미니 신도시를 짓는다는 정부 발표가 나기 전부터 투기 수요가 몰려 일대 아파트 호가를 수천만원씩 끌어올렸고 지분값도 마천동의 경우 10평 지분이 평당 3천만원을 넘고 있다.
급기야 세무 당국이 이 지역 부동산을 상대로 강도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견디다 못한 부동산들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광역개발의 호재를 안고 있는 강북 뉴타운 지역 지분값도 계속 뛰고 있으며, 재개발 붐을 타고 지분쪼개기도 횡행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뉴타운 인근 10평 지분 값은 최근 몇달간 500만원 가량이 올라 빌라 10평 지분이 평당 1천200만-1천3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으며, 영등포구 신길동 인근 지분값도 10평 미만 지분이 1천1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상계동 공인 관계자는 "이곳의 10평 지분은 5-6월에 비해 평균 400만-500만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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