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의 체감경기가 급감하고 경매시장에 새로운 물건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 등으로 부동산 거래 자체가 막히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규제 완화 등을 통해 거래만이라도 살아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법원 경매로 유입되는 물건 수가 지난 3월 1만건을 넘어서는 등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거래 위축에 따른 부동산의 내재적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6일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국 법원에 나온 신규 경매물건 수를 조사한 결과 3월 신건수는 1만5건에 달했다. 이는 2월 6,798건에 비해 47%나 급증한 것이며 1월 7,833건과 비교해도 27.7%가 많은 물량이다. 부동산 종류별로는 아파트ㆍ연립 등 주거용 시설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3월 동안 전국에서 새롭게 경매로 부쳐진 주거용 물건은 4,736건으로 전달 3,015건 대비 57.1%가 늘었다. 토지 역시 3,570건이 이달 법원경매로 유입돼 전달 2,445건에 비해 46%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신건 증가 추세가 전반적인 경기침체보다는 부동산시장의 내재적인 가치 하락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전반적인 경기가 악화되면 경매 물건 수가 급증하지만 최근 주요 경기지표가 회복되고 있음에도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경기악화보다는 집값 하락 등 부동산 경기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즉 지난해 대출규제가 강화된 후 거래가 위축되고 시세가 하락하자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주택이 대거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유동성이 풍부할 때 무리해서 주택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최근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손절매에 나서보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거래시장이 마비되면서 상당수 집주인들이 과도한 대출 부담을 이기지 못하면서 보유 주택이 경매로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팀장은 이어 "부동산시장 침체로 일반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부동산의 경매 신청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전체적인 경매 물건 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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