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오늘의 경제소사/ 5월 15일] 노동헌장 권홍우 편집위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노동자와 약자 보호, 연대와 참여….' 노동단체의 구호 같지만 교황 레오13세가 1891년 5월15일 발표한 회칙(回勅ㆍEncyclica)의 골자다. 회칙이란 교황이 가톨릭 교회에 내리는 공식 문서. 교리나 도덕ㆍ규율에 관한 가르침을 내용으로 삼았던 회칙에서 사회문제를 다룬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첫번째 사회 회칙이 등장한 배경은 환경급변에 있다. 자유방임주의 아래 자본가는 재산을 증식했지만 노동자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져 가톨릭 신도도 공산주의에 동조하던 상황. 레오13세는 복음과 나눔의 정신으로 돌아가 국가가 나서 노동자와 여성ㆍ아동을 보호하고 자본의 횡포를 억제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를 세상에 내놓았다. '노동과 자본의 권리와 의무'라는 부제가 붙은 64개 조문의 회칙은 '노동헌장'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좌파는 노동헌장에 명시된 '사회주의 배격'을 문제 삼아 '유산계급을 보호하려는 고도의 술책'이라고 비판하고 자본가들 역시 '붉은 문서'라며 고개를 돌렸다. 세월이 흘러 노동헌장이 빛을 발한 곳은 독일과 미국. 바이마르 공화국이 제정한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노동헌장의 정신이 그대로 스며들었다. 미국이 대공황 직후 펼친 사회보장제도와 정부 개입에 따른 경제운용에도 노동헌장이 깔려 있다. 결정적으로 노동헌장 발표 40주년인 1931년 비오11세가 발표한 회칙인 '40주년'에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은 대공황과 맞물려 각국의 경제정책을 변화시켰다. 수정자본주의 확산에는 가톨릭의 영향이 케인스만큼이나 깊게 작용한 셈이다. 가톨릭의 사회 회칙은 갈수록 관심사를 환경보전과 빈부격차 해소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종파를 떠나 노동헌장의 정신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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