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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시베리아 가스관 건설의 꿈

정석화 유타대 구조역학 교수


지난 300년 동안에 세계 인구는 그 전에 비해 10배나 늘어났다는 유엔 통계가 있었다. 인구 증가에 따라 생존에 필요한 식량·물·에너지는 더 필요하게 되고 결국에는 생존에 필요한 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국가 간의 정치 및 군사 분쟁의 도화선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곳곳에 리스크 있어 참여 결정 어려움

우리 한반도는 인구가 많고 식량과 물이 부족한 중국과 자원이 많은 러시아의 시베리아와 접경하고 있어 장래를 보는 외교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이 같은 점에서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매우 중요한 정치·경제·군사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시베리아 철로 활성화와 가스관 건설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그 개발 사업이 성공되면 러시아는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겠지만 그에 따른 문제 역시 엄청난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가스관 건설 문제를 살펴보면 그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시베리아에 산재해 있는 엄청난 양의 석유와 가스를 자원이 부족한 한국·일본·중국 등 국가에 수송하기 위한 건설작업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가스관은 지하매립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토목 구조물의 설계시공 작업을 견적해야 한다. 이 경우 초기 시공작업이나 건설 후의 유지보수작업 등을 고려한다면 이 가스관은 기존 철로를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된다. 별도로 가스라인을 설계·설치해 평행선 유지보수 도로를 건설할 수도 있으나 직경 40인치 관을 설치하더라도 유지보수 인원, 관리 인원 및 그 가족들의 주거 교육시설 등을 건설해야 하므로 남부 시베리아 대부분을 개발하는 작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 한 번 그 사업에 발을 들여놓으면 나오기 어려운 엄청난 역사가 될 것이다. 에너지에 허기진 우리나라지만 현재 우리 경제 여건으로 그런 규모 공사에 참여할 수 있을지 냉철히 검토해야 한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개발이 절실하므로 일본과 중국에도 참여를 독촉할 것이다. 20여년 전 한보철강이 중앙아시아 지역의 석유 가스관을 중국과 서해를 거쳐 설치한다는 구상을 내놓았지만 이는 엔지니어링의 기본 상식만으로도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즉각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계획에 지나지 않았다. LNG와 가스시설 설계시공의 세계 최고 실적을 자랑하는 미국 CBI사에서는 당시의 견적으로 차라리 현지에서 가스를 액화시켜 기령이 오래된 B747 항공기를 개조해 공중 수송하는 것이 한 방법이란 평가를 한 적이 있었다.

공동투자 타당성부터 면밀히 검토를

그보다 소규모 공사로 시베리아의 주된 가스 석유 생산지역에서 천연가스를 1차 냉동시켜 LNG로 변환해 철로 수송을 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우리 기술이 현지 액화공장을 설계 시공할 수 있고 또 기존 시베리아 철로를 활용할 수 있다. LNG수송차가 북한을 통과하는 문제는 별도로 다시 고려해야 한다.

만약 우리 기업들이 참여한다면 한국가스공사, 포스코 및 러시아 당국이 공동투자해 다국적 기업체를 설립 운영해야 한다. 우리가 과거 어떤 성공을 거뒀든 정부와 기업들은 1980년대의 중동지역 건설과는 전혀 다른 극한지역의 사업조건과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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