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첨단의료산업은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를 연결해 줄 중개연구가 필수적이다. 특히 임상의(臨床醫)가 기초연구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는 것이 고위험(High Risk)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이런 점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초연구자와 임상의가 연계되는 중개연구는 필수적이다. 더불어 첨단의료산업이 국가의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캐피털(capital)과 중개연구 컨설팅, 마케팅 등 기술사업화 지원 기반이 필수적이다. 저절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보육하고 육성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꽃을 피울 수 있다. 대덕은 이런 관점에서 첨단의료산업을 육성하기에 적절한 자원들을 가지고 있다. 지난 35년간 조성된 탁월한 국가적 연구 기반에 따른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그 사실을 입증시켜 준다. 무엇보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인프라에 더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요한 것이 바로 연구 환경, 연구 분위기 등으로 통칭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이루는 것은 사람(man power)이다. 능력 있는 인재의 유입을 통해 세계적인 첨단 연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주 여건(교육ㆍ문화ㆍ환경ㆍ주거 등)이 중요하다. 대덕은 지난 35년간 우수한 정주 여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고, 독특한 과학 문화가 형성된 세계적인 연구단지로 인정 받고 있다. 또한 뭔가 될 것 같은 연구 분위기도 매우 중요하다. 각종 포럼ㆍ세미나ㆍ콜로키엄 등이 활발하게 개최되고 연구자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등 과학자들 간의 스킨십이 강조돼야 한다. 융복합이라고 해서 단순히 인프라만 집적해 놓아서는 절대로 융복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 수 없이 보아오지 않았나. 인프라가 구축되면 이를 통해 인재가 모이고, 이후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 이것이 융복합 연구성과로 나타나려면 또 다른 차원의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와 샌디에이고 바이오클러스터가 세계적인 혁신 거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을 엮어주는 수많은 공식적ㆍ비공식적인 모임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대덕은 그런 관점에서 이제는 인프라 집적의 단계를 벗어나 성과를 내기 위한 융복합이 시작되는 곳이다. 대덕특구 내 컴퓨터공학을 하는 과학자가 생명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생명공학자와 함께 연구하고 있으며, 나노기술을 이용한 첨단의료기기를 만들기 위해 연합군(KAISTㆍ표준연ㆍETRIㆍ기계연 등)이 형성되기도 한다. 또한 관련 연구자들이 근거리에 있기 때문에 식사 시간을 이용해 만났다가 치열한 논의를 한 후 흩어지는 브라운백(brown bag) 미팅도 가능하다. 대덕특구는 이제 단순 연구소 집적 단계에서 새로운 연구성과를 위해 연구소 간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 단계가 된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무려 35년이 걸렸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위해 기초연구부터 중개연구, 전임상, 임상시험까지 토탈 패키지(total package)로 갖춘 곳은 대덕밖에 없다. 더구나 대덕특구 반경 20㎞ 내에 식약청도 들어선다. 그야말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미 갖춰진 자원 적극 활용을
대덕에 이미 있고, 대덕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굳이 대덕의 자원들을 억지로 뽑아내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다른 곳에다 만들 이유가 있겠는가. 과연 맨 땅에서 새로 시작할 것인가. 국가적 경제위기를 겪고 있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압박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입지 선정에 충분한 답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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