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군사위 주석직도 내놓나=차기 지도자로 낙점된 시진핑 부주석은 후 주석으로부터 15일 당의 최고자리인 총서기직을, 내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직을 물려받는다. 이같이 당정 대권은 승계하지만 군 통수권인 당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도 넘겨받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 후 주석이 군 통수권 등 모든 공직을 물려주려 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장쩌민 전 주석이 2002년 퇴임 후에도 군사위 주석직을 2년간 유지하며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비난을 받은 사실을 잘 아는 후 주석이 용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군권 포기를 협상 카드로 제시하며 자신의 공청단 계파 인물을 지도부에 보다 많이 입성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유야 어떻든 모든 권력을 포기하면 중국 정치역사에 정상적 정권이양이라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만드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하지만 퇴임 후에도 계파관리를 위해 군사위 주석직을 당분간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 수 조정되나=현재 9인인 상무위원 수가 7명으로 줄어들지도 관심거리다. 사법ㆍ공안을 담당하는 저우융캉 정법위 서기가 실각한 보시라이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 지도부는 심각한 내분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법위 서기 등을 하부기관으로 이양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무위원 수를 7인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다단해지고 계파안배에 유리하다는 점 등을 들어 현재의 9인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청단파 또 소수파 되나=태자당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올 초 실각하면서 경쟁계파인 후 주석의 공청단파가 차기 지도부 구성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차기 지도부 인선을 확정 짓는 지난 여름의 이른바 베이다이허 비밀회의가 진행되면서 다시 상하이방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2007년 17차 당대회 때는 상하이방의 거두 장쩌민과 정계의 막후 조정자로 알려진 태자당의 쩡칭홍 전 부주석이 연합해 후 주석이 차기 대권후보로 밀던 리커창 부총리를 밀어내고 시진핑을 옹립한 바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 이들 두 사람이 막후 영향력을 발휘하며 차기 지도부 구성에서 공청단을 눌렀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7명으로 상무위원이 확정될 경우 공청단은 리커창과 류윈산 당 선전부장 등 2명이고 나머지 5명은 상하이방 및 태자당으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9명이 될 경우 공청단 후보인 리위안차오 당 조직부장, 왕양 광둥성 서기 등이 입성하며 공청단이 다수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개혁 총대 누가 메나=후 주석은 8일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서구식 정치 모델을 답습하는 것은 그릇된 길이며 당내 민주화를 통해 부패를 척결하는 방식으로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내 부패척결의 책임자로 정치개혁의 총대를 메게 될 기율위 서기(상무위원)에 누가 낙점될지도 관심사다.
개혁 성향에다 계파 간 조정능력이 뛰어난 왕치산 부총리가 이 자리를 맡을 경우 정치개혁에 가시적인 진전이 기대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의 관측대로 장가오리 등 보수파가 들어설 경우 정치개혁이 더뎌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인 출신 지도부 입성하나=차기 지도부인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 그룹에 처음으로 민영기업인이 입성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기업인이 지도부에 발탁될 경우 중국 공산당의 경제정책에도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는 탓이다.
현재 30여명의 민영기업인이 당대표에 발탁돼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중국 최대 중장비 업체인 산이그룹의 량원건 회장이 최초로 중앙위원 후보위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중국 현지언론들은 량 회장의 당성이 강해 후보위원 진입 가능성이 크다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중앙위원은 204명, 후보위원은 167명이며 후보위원은 차기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에 입성하는 것이 관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