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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파고드는 아베 머니

아베노믹스로 풀린 뭉칫돈, 고수익 좇아 미국·유럽 시장 유입<br>프랑스 등 국채금리 끌어내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로 풀린 일본 자금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좇아 전세계 국채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각국의 국채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주 일본은행의 새로운 금융완화 조치 발표로 엔화약세와 일본 국채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이른바 '아베머니'로 불리는 일본 자금의 해외이동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과 미국, 신흥 주요국들의 국채 가격이 일제히 급등(금리하락)했다. 여기에는 미국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 등과 함께 일본 자금의 해외 국채 수요증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주 10년 및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으며 독일과 영국의 30년 만기 국채금리도 지난해 7월과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상대적으로 재정건전성이 높은 오스트리아와 벨기에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재정불안과 경기위축에 대한 불안감이 큰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역시 일본 투자자들에게 투자처 다변화 차원에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부각되며 지난 한주간 국채금리가 0.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또 신흥국인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로도 자금이 몰리면서 금리가 크게 내렸다. 10년 만기물 금리는 5일 1.714%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30년 만기물도 3%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뉴욕 소재 미즈호증권의 국채 트레이더인 리처드 브라이언트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열린 4일 밤 10여명의 일본 펀드매니저들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해외 국채로 일본 자금이 몰리는 것은 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일본 국채로는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일 0.315%까지 급락해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으며 30년 만기물도 1.215%까지 내린 상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으면서도 안정적인 해외 국채로 일본 자금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 들어 엔화가치는 달러화 대비 12%, 유로화 대비 10% 이상 떨어졌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외환시장에서는 다음달 중 엔화가 달러당 100엔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인베스코애셋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사토 사장은 "일본 연기금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해외 국채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엔화약세가 지속된다고 판단할 경우 해외 채권 투자를 늘리는 것이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초부터 1조2,000억엔 규모의 5년 만기 이상 장기국채 매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이는 4일 발표한 국채매입 대상 확대에 따른 후속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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