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2월 17일 총리에 취임한 지 70일 만이다.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이 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일주일만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이 총리 사표를 재가했다”고 밝혔다.
중남미 순방 기간 고열과 복통에 시달렸던 박 대통령은 이날 건강검진 결과 1∼2일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총리 사표 수리도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박 대통령은 신속하게 사표를 처리했다.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시라도 빨리 정국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 총리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후임 총리 인선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행정부는 당분간 총리 부재 상태에 따라 새 총리 취임때까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총리직을 대행하는 체제로 가동된다.
사표가 수리된 이 총리는 이날 오후 6시10분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갖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총리는 이임사에서 “최근 상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짧은 기간 최선을 다했으나 주어진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무척 아쉽게 생각하며 해야 할 일들을 여러분께 남겨두고 가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으로 믿으며 오늘은 여백을 남기고 떠나고자 한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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