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임기 첫해 부패척결로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며 '1인 지배체제'를 사실상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부패척결 대상에 자신의 후원자 역할을 했던 후진타오 전 주석의 측근까지 포함한 것은 이미 정치적 지배체제에 자신감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준 일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지난 4월 장쩌민 전 주석의 "반부패 투쟁이 지나치게 크질 수는 없다"는 경고에도 시 주석이 부패척결을 밀어붙이는 것은 권력구도가 시 주석에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FT는 지배체제 강화와 함께 언론과 변호사·비정부기구(NGO) 등에 대한 강력한 통제도 뒤따르고 있다면서 "중국 지식인들은 시 주석이 초기에는 개혁개방의 설계자인 덩샤오핑을 떠올리게 했다면 지금은 마오쩌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FT 칼럼에서 "시 주석의 개혁과 변화는 중국 공산당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졸릭 전 총재는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혁이 정치적 개방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개혁의 위험성을 감안한다면 시 주석은 오히려 정치적 통제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졸릭 전 총재는 "중국 지도자들은 대국굴기를 원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느끼는 국가적 자부심은 공산당의 합법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그러나 영유권 분쟁에서 나타났듯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민족주의 감정은 휘발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 1인 지도체제 강화를 위한 공산당 내 선전작업도 강화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발간한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 발언 독본'을 중국 학습출판사와 인민출판사가 공동 출간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주요 발언이 어록으로 나온 데 이어 해설집도 공식 발간된 것이다. 공산당 중앙선전부와 중앙조직부는 이 책자가 나온 후 각급 기관에 별도 통지문을 보내 이를 철저히 학습하라고 주문했다. 이런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덩샤오핑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에 대한 권력집중 현상이 강화되는 것과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이미 핵심 조직 10곳의 조장을 맡으며 당정군 권력을 모두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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