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일 "전직 국회의장들에게 비례대표를 할당하자"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주장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내 노·장·청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국회의장 출신 국회의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관용 전 의장(16대 국회의장) 이래 10여년간 의장들은 불출마를 관례로 삼아왔다.
김 대표가 정 의장의 주장에 난감해하는 것은 국회 관례에 어긋난다는 이유도 있지만 정 의장의 최근 행보가 껄끄럽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 의장은 이 같은 제안을 내놓으며 내년 총선에서 부산 중·동구 지역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의장은 취임 후 이전 국회의장들과는 차별화되는 정치행보를 보여왔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극한대결을 벌일 때 적극적인 중재역을 자처하는가 하면 김 대표가 주장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특수활동비 논란에 대해서는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야당의 대권 주자(안철수 의원)와 만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오픈프라이머리, 국회선진화법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의논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의장은 매스컴 타는 것을 특히나 좋아하고 감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잠재적인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주위의 이런 시선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같은 부산 출신이자 YS(김영삼)계 출신인 정 의장의 20대 총선 출마 선언이나 여권과의 각 세우기 등에 김 대표가 신경 쓰이고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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