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 채용 시스템이 달라지고 있다. 학원강사들은 철저히 능력으로 급여수준이 정해지고 신분도 비정규직이다 보니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조건에 따라 학원을 자주 옮겨 다닌다. 이러한 '철새 강사' 때문에 강의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질이 고르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자 학원들이 과거 '도제식'에서 탈피해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강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는 것. 일부 학원의 경우 강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복지를 강화하는 등 '우수 인재 모시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영어전문 교육기업인 아발론교육은 지난 2006년 업계 최초로 영어교육 전문가과정을 도입했다. 영어교육에 관심 있는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듣기ㆍ문법ㆍ독해 등 각 영역별 교수법과 적용 방법, 효율적인 교수법 이론 그리고 학생 및 학부모 관리 등에 관해 가르친다. 학원에서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고 우수 수료자에게는 정직원 특별채용의 기회가 주어진다. 지금까지 수료자의 60% 정도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영어교육 전문가과정을 이수하고 강사로 채용된 정지영씨는 "평소 학원강사는 몇몇 스타강사를 제외하고는 대우가 좋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직접 교육을 받고 강사로 근무해보니 정규직에다 복지 수준도 높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강시현 아발론교육 인재개발원 이사는 "영어전문가 교육과정은 이론 교육은 물론 실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실전 교수법까지 제공해 매번 4대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관심이 높다"면서 "강사들의 이직률도 5% 미만으로 낮다"고 말했다. 수학전문학원인 페르마에듀도 지난 8월부터 강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직영 분원장과 팀장들이 예비 강사에게 교수법을 강의하고 시강 및 강의 연습 등을 훈련할 수 있는 1개월짜리 프로그램이다. 온라인 강의 적응법과 상담기법도 제공한다. 10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 가운데 11명이 선발돼 교육을 받고 최종 8명이 직영 학원에 채용됐다. 직영 학원에 채용된 강사들의 역량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가맹점에서도 모집 요구가 쇄도해 지난달부터 2기를 모집,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학원의 한 관계자는 "학원강사는 자유직이라 소속감이 없어 이직이 잦을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강사 아카데미를 이용해 회사의 교육방침을 교육시키면 소속감도 높아진다"면서 "앞으로 강사 아카데미 출신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 신분 안정을 꾀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대상의 어학원들은 신입강사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강의의 질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채용된 신입강사들을 대상으로 교수법과 세부 강의법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으로 유명한 정철어학원은 최근 '강좌별 전문강사 제도'를 새로 도입, 강사의 질을 더욱 높이고 있다. 1개월짜리 TTS(Teacher Training System) 과정을 통과한 각 강좌별 강사를 대상으로 1달간의 집중교육을 추가로 실시해 강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것. 이익훈어학원도 신입강사가 한 달 동안 유명 강사의 강의를 청강하면서 교수법을 배우는 '청강교육 시스템'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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