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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Golf&Law] 왜 외국엔 '고액 기부' 스포츠 선수 많을까

<43> 기부문화와 세제지원

美, 소득 50% 내 기부금 전액 소득공제

한국은 세액공제 전환, 세제혜택 미흡

우리선수 기부 타국으로 쏠릴 수도

줄을 잇는 스포츠 스타들의 기부 소식이 연말 분위기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기부처가 불우이웃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확대되는가 하면 버디나 탈삼진·골 등을 기록할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하는 형태로 기부문화가 진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운동선수들의 기부금과 세금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이 있다. 외국의 유명 선수들이 기부금을 많이 내온 이유 가운데 하나를 그 나라 세제지원의 측면에서 살펴본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세법상으로는 자기 소득의 50% 범위 내에서는 기부금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다. 세금 낼 돈을 기부라는 사회봉사로 유도하는 세제지원 정책이다. 지난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의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의 탄생 배경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선수들에게 별도의 상금을 주지 않는 대신 스폰서들의 출연금을 선수들 이름으로 각자 지정단체에 기부를 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유명 선수들과 기업의 후원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부금에 대한 세제지원책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물론 내년부터는 고액기부자의 요건이 3,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고 지정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올해의 25%에서 30%로 상향 조정된다. 하지만 미국·영국 등은 우리와 같은 세액공제가 아니라 고액소득자에게 유리한 소득공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액소득자가 많은 기부를 통해 세금상의 혜택도 받고 동시에 사회기여도 도모하는 방향이다. 우리나라는 세수확보를 위해 저소득층에게 유리한 세액공제 방식으로 최근 변경한 바 있고 그 결과 실제 올해 기부금액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전해진다. 법인도 법인세법상 지정기부금 손금산입의 한도액이 소득금액의 10%로 제한돼 있어 실효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물론 미국의 세제에 대한 일부 비판도 있기는 하다. 즉 수치상으로 고액 기부금의 상당수는 일부 종교단체 등에 기부돼 마치 클럽 멤버십 가입비 등으로 사용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우려되는 점은 이 같은 세제지원상의 차이가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우리 프로 선수들의 기부 의식에 미칠 수도 있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이 높은 국가에 기부금이 집중될 가능성 등이 그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기부금에 대한 세제지원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의 장벽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이런 불균형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국가도 이를 통해 세수확보와 사회복지를 우회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기부문화의 조성과 기부금 관리 등의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인 확보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 리걸센터대표 KAIST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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