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완화…다음주 코스피 2700선 뚫을까 [다음주 증시 전망]
증권 국내증시 2022.06.05 00:04:35인플레이션 및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코스피 27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6월 미국 연방공개준비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새로운 공개 발언 역시 금지되면서 시장이 그간의 이슈에도 적응해나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5월 국내 증시가 저점을 다졌다고 평가하면서도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점을 지적하며 상승 탄력을 둔화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2.6포인트(1.24%) 오른 2670.65로 거래를 마쳤다. 4월 22일(종가 기준 2704.71)을 마지막으로 2700선이 깨진 후 2670선까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역시 전주 대비 17.54포인트(2.01%) 오른 891.51에 마감하며 900선을 눈앞에 뒀다. 그간 증시를 짓누르던 인플레이션 및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지수가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미국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6.3%를 기록하면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폭이 둔화된 것이 신호가 됐다. 외국인 역시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4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매수 규모는 약 1조 70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는 그동안 고공행진을 벌이던 원·달러 환율이 어느 정도 진정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5월 코스피가 저점을 확인한 만큼 2700선 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음 주 코스피 주간 예상범위로 2600~2720선을 제시한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완만하게나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고용이 둔화될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의 강도가 약화될 거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6~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 포인트씩 인상하는 경우 연말 목표치가 근접해진다”고 덧붙였다. 이달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정례 회의를 열고 원유 증산을 합의한 점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OPEC+는 7~8월 하루 64만 8000 배럴 규모를 증산하기로 했는데, 이번 증산량은 기존 방침보다 50%가량이 많은 양이다. 한편 아직까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점이 지적됐다. 특히 외국인투자가의 매도세가 여전히 약해 상승 탄력이 둔화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인덱스 대신 낙폭이 과대한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적이 좋은 전략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 업종에서는 중국 규제 완화와 경기 부양책 플레이가 가능한 경기 민감주가 좋은 대안”이라며 “인프라 투자 확대, 소비 부양책이 나왔을 때 수혜가 클 화학, 기계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증시에 압박을 가하던 이슈들의 소강 국면에서 차기 주도주를 선제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국내 시장의 주도군 후보로 자동차, 2차전지 등 모빌리티 관련주고 꼽았다. 신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 수급 부족과 운송비 급등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현재 역사적 저점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은 바닥인데, 공매도 잔고가 많아 숏커버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공략하는 것 역시 좋은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
[사설] 몰려오는 경제 위기 ‘태풍’…정부·기업 방비책은 있는가
오피니언 사설 2022.06.04 02:30:00윤석열 대통령이 3일 출근길에 “경제 위기를 비롯한 태풍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의 국정에 대해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집의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의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을 못 느끼시냐”고 반문했다. 지금 우리 경제 곳곳에서 태풍 경보가 울리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고물가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월 무역수지는 17억 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재정과 무역에서 ‘쌍둥이 적자’가 길어지면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경제 위기가 증폭될 수 있다. 고물가 속에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당초 3%에서 2.7%로 내렸다. 4월에는 생산·소비·투자가 2년 2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하는 상황을 맞았다.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에 허리케인이 몰려오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대비를 주문했다. 태풍이 올 때 가장 중요한 대책은 미리 철저히 준비하고 모두 힘을 모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기업·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당파 이익을 위해 충돌하고 있고 노사도 자신들의 입지 강화를 위한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노조들이 연쇄 파업을 예고한 것은 ‘제 밥그릇 챙기기’ 행태로 부적절한 처사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감세와 금융·재정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경기를 살려야 한다. 부동산·증시 등 자산 시장의 거품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 부실기업과 한계 가구에 대한 구조조정도 서둘러야 한다. 궁극적인 해법은 대체 불가능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감히 규제를 혁파하고 뚝심을 갖고 노동·공공·연금·교육·금융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퍼주기 포퓰리즘 정책을 멈추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
“연준, 9월 금리인상 중단 없다”…속도 조절은 논의 가능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국제 경제·마켓 2022.06.03 06:05:45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이틀 연속 하락한 이후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2.6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84%, 1.33% 뛰었는데요. 이날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의 미 경제 방송 CNBC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증시 입장에서만 놓고 보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었는데요. 우선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9월에 금리인상 중단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의 발언이 보도된 후 증시가 잠깐 빠졌었는데요. 다만 브레이너드는 상황에 따라 인상폭을 조절할 수는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남겼죠. 과도한 금리인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는 대목인데요. 9월에 금리인상 중단이 없겠지만 폭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은 그동안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것들입니다. 오늘은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 경로와 증시 전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브레이너드, “인플레 2%까지 낮추려면 할 일 많아…월간 수치 감소 땐 속도조절 타당할 수도”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지금 (금리인상의) 일시 중단 가능성은 거의 없다(very hard to see)”라며 “우리의 정책 목표인 2%까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라며 당분간 연속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이 6월과 7월,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한 뒤 9월에 한번 쉬면서 상황을 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서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인데요. 당분간 금리인상 중단이 없음을 브레이너드가 명확히 한 셈입니다. 연준은 의장과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 등 지도부의 말이 중요한데요. 조 바이든 정권의 실세 부의장의 말인 만큼 지도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매파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브레이너드가 9월 금리인상 중단은 없어도 0.25%포인트 가능성은 열어놨기 때문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만약 우리가 월간 인플레이션 수치의 감속이나 약간의 수요 둔화가 시작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때는 또다른 회의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은 (0.5%포인트)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우리가 월간 수치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본다면 약간 느린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말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생각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는 이번 달과 다음 달에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오면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말의 의미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간다는 뜻이죠. 같은 사안을 두고 늘 정반대의 해석이 가능한데, 오늘의 상황을 좋게 보면 금리인상을 도중에 중단해 인플레이션을 아예 못 잡는 최악의 경우보다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게 되더라도 인플레가 꺾이면서 과도한 금리인상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나을 겁니다. 월가에서는 여름을 지나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신호가 나오면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 와중에 브레이너드는 미국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된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했죠. 실제 이날 브레이너드는 경기둔화가 시작된 것 같다는 질문에 “그렇게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는 “경기가 둔화하고 수요도 줄어들겠지만 우리는 강한 경제를 갖고 있다. 구인공고도 구직자의 2배”라며 노동시장이 강해 경기침체 없이 연착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민간고용 감소한 것도 기대감 키워…“7~9월에 통화정책 방향 논의 활발해질 것” 추가로 이날 나온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민간고용 자료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를 키우는데 한몫했는데요. ADP의 수치는 코로나19 이후 고용보고서와의 연관성이나 선제지표로서의 의미를 많이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서는 ADP 데이터가 생각보다 안 나온 것에 의미를 둔 이들이 있었는데요. 5월 ADP를 보면 민간 일자리가 12만8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2020년 5월 코로나19 회복세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월가 예측치(29만9000명)의 반도 안 되는데요. 4월도 24만7000명 증가에서 20만2000명 증가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샌디 빌레르 빌레르&Co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약 이날 나온 민간 고용의 흐름이 3일로 예정된 고용보고서에서 재확인된다면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지금은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고 좋은 소식이 나쁜 소식이다. 경제가 어느 정도 냉각된다는 것은 연준이 그들의 금리인상을 진정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는데요. 둔화에 관한 소식은 더 있는데 애틀랜타 연은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1분기(-1.5%)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고 1분기 노동생산성은 1947년 이후 가장 나쁜 수치인 -7.3%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날 나온 마이크로소프트의 6월로 종료되는 4분기 회계연도의 매출 전망치도 524억~532억 달러에서 519억4000만~527억4000만 달러로 줄었는데요. 강달러에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이지만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이사는 “이달 말로 가면 MS처럼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고 했는데요. 최근 만난 미국의 한 대형 업체 임원은 “2분기부터 매출이 꺾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요가 20% 넘게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 전자제품을 비롯한 주요 내구재를 다 사들여서 그런지 여행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수요가 이동하고 있어 올해는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인 든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류 문제는 조금씩 나아지는 듯한 인상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했는데요. 이 얘기를 전해드리는 것은 전반적인 분위기가 최소 이익은 전년보다 많이 줄 수 있다는 분위기를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렇다 보니 속도조절을 포함해 통화정책 방향에 관한 얘기가 슬금슬금 나오는데요.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정책방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여름이 끝날 때쯤이면 우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인데 또다른 이슈인 공급망 문제 때문에 반론이 있을 것이다. 공급망에서 문제가 많은 것이라면 금리를 올려도 인플레이션을 많이 제거하지 못할 것이고 7~9월이 되면 이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9월 정책방향 최종 예측은 아직 일러”…위기 우려 목소리 크다 그럼 이렇게 아무런 일이 없었던 듯 인플레이션이 정리되고 증시는 다시 반등의 모멘텀을 찾고 경제는 연착륙할 수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 ‘3분 월스트리트’를 통해서 계속해서 말씀드렸듯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일단 3일 나올 고용보고서만 해도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 연준이 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한다는 근거가 되고(이 경우 과도한 금리인상에 경기침체가 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적게 나오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당히 적은 수치를 기록해야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한다는 신호가 되면서 속도조절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겠죠. 현재 월가에서는 5월 고용보고서상 비농업 일자리가 32만8000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4월(42만8000개)보다 감소하는 건데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달 대비 0.4% 올라 4월(0.3%)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거시전략 헤드는 “생각보다 뜨거운 급여인상 숫자는 주식과 채권의 동시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큰 급여인상은 인플레이션의 공고화를 뜻하고 결국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의미하니까요. 그래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얼마나 떨어지느냐가 중요합니다. 메간 슈에 윌밍턴 트러스트의 투자전략 헤드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정점에 달했고 꽤 빠른 속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정말로 인플레 수치가 확확 낮아질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은 게 현실인데요.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가 원유 증산량을 기존의 하루 43만2000만 배럴에서 64만8000만 배럴로 약 21만5000배럴 늘리기로 했는데 이걸로는 100만 배럴 수준에 달할 러시아 물량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중국도 코로라19 봉쇄를 풀면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데요.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헤드는 “이번 생산량 증가는 타이트한 시장에 최소한의 증가”라며 “실질적으로 변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이나 경기침체가 찾아올 가능성도 크죠. 존 왈드론 골드만삭스 사장은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더 어려운 경제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경기침체가 오면 연준이 통화정책을 당연히 바꾸겠습니다만 시장과 실물경제는 크게 한 번 깨진 뒤겠죠. 이 때문에 향후 인상속도 조절 같은 정책방향 변화를 보려면 시간을 더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9월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아직 5월 수치도 나오지 않은 만큼 최소 7월 초까지는 시간을 갖고 9월 정책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증시 전망도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며칠 떨어지면 하루 오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죠. 반짝 상승이 나오더라도 결국 한동안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인플레이션에 관한 근원적 문제가 풀리지 않았고 연준이 해결할 수 없는 공급망 문제가 여전하다는 점, QT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하겠습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인플레가 수년 간 지속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거시경제 전망을 쪽집게처럼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브레이너드의 연착륙 계획대로 되면 좋겠지만 전직 연준 고위관계자를 포함해 월가에서 경고음이 나올 때는 충분히 대비하는 게 결코 나쁘지 않겠습니다. 한 번 틀렸기에 이번에는 맞을 수도 있지만 두 번 연속 틀리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사설] 尹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다짐 지키길
오피니언 사설 2022.06.03 00:01:01윤석열 대통령이 2일 6·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잘 챙기라는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의 말대로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에서 이기는 대승을 거둔 데는 국민의 생활고를 해결하고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 집중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경제는 고물가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 실물 경기마저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에 육박할 정도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대 초중반으로 내려앉았다. 고물가 속에 경기가 하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무역수지는 5월에도 17억 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재정 적자는 올해도 70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쌍둥이 적자’의 고착화가 우려된다. 물가·성장·무역·재정의 경제 복합 위기는 코로나19 등 외생 요인도 있지만 정부 주도의 반시장 정책을 밀어붙인 문재인 정부의 정책 탓이 크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우격다짐으로 추진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한계 상황에 내몰았으며 친노조·반기업 정책으로 노동시장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고사시키고 ‘세금 알바’가 넘쳐나게 했다. 시장 원리를 무시한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은 사상 초유의 집값 폭등과 전세 대란을 초래했다. 뒤틀린 경제 정책들을 서둘러 바로잡지 않으면 민생을 되살리기 어렵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는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몰아붙인 이전 정부와 달리 경제 위기 해결의 주체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모래주머니를 달고 글로벌 시장에 나가 경쟁하고 뛰기 어렵다”고 의지를 밝혔다. 최근 기업들이 내놓은 ‘5년간 1040조 원 투자 약속’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신의 청사진을 내놓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
신현송 BIS 국장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낮지만 금리 인상 필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02 09:38:21신현송(사진)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이 2일 “세계 경제 원유 의존도 감소와 견고한 정책체제를 감안할 때 1970년대의 극심했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2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2022년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원자재 시장 불안, 성장 및 인플레이션(글로벌 경제는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반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은 최근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책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국장은 세계 경제의 원유 의존도가 감소해 에너지 사용량 중 원유 비중이 1970년대 말 50%에서 2020년 30%까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 공급 충격으로 유가가 10% 오르면 8분기 시차를 두고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5%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원자재 수입국의 GDP는 큰 폭 감소하고 원자재 수출국도 세계 경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로 수출단가 개선에 따른 수혜가 일부 상실되는 것으로 봤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입국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중기에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국장은 인플레이션 예측치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올해 내내 목표치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선진국의 경우 목표치보다 약간 높거나 신흥국은 목표치 범위 안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990년대 이후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와 달리 코로나 위기 이후 자산가격은 상승했으며 가계부채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올랐다. 신 국장은 “이러한 여건을 감안하면서 향후 정책 정상화를 통해 경제를 연착륙 시킬 수 있을 것인가는 가계나 기업의 인플레이션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
이창용 “70년대 같은 高인플레이션 나타나…중앙은행 역할 고민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6.02 09:00:00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2일 “확장적 재정 정책과 더불어 저금리 및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쌓인 수요 압력에다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공급 병목현상 등 여러 요인으로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중앙은행 역할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2022년 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식’ 개회사 연설을 통해 “역사적으로 중앙은행 역할은 금융 경제 위기 등 큰 변혁을 거치며 변화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2~3일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국제콘퍼런스를 진행한다. 이 총재에 따르면 1930년대 대공황을 계기로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거시 경제 안정화 기능이 부각됐고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에는 물가 안정이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는 금융 안정 기능이 강조됐고 코로나19 이후에는 중앙은행의 역할 범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넓어졌다고 봤다. 이 총재는 “최근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에서 중앙은행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처럼 물가 안정이라는 기본 역할에만 집중하면 되는지, 지금 인플레이션이 진정됐을 때 코로나 위기 이전과 같은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다시 올 것인지 등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 활용과 이 과정에서 나타난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부정적 인식 속에 중앙은행이 결자해지 입장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렇지만 이런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려고 해도 소득 양극화와 부문 간 비대칭적 경제 충격 문제를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태국·중국 등 인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일부 신흥국에 저물가·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저물가·저성장 국면에 대비한 신흥국만의 효과적인 비전통적 정책 수단은 무엇인지 답을 찾기 쉽지 않지만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은 “1970년대의 극심했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 국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책 정상화를 지속 추진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
“9월 금리인상 중단 없을 것”…“QT, 경제 허리케인 대비해야”
국제 경제·마켓 2022.06.02 06:09:45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관한 우려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나스닥이 0.72%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54%, 0.75% 떨어졌습니다. 월가에서는 여전히 물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경로, 그리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핫이슈인데요. 이날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의 경제 허리케인 경고가 회자됐습니다. 이달부터 연준의 양적긴축(QT)이 시작된다는 것도 시장의 관심이 큰데요. 오늘은 새로 나온 얘기들을 중심으로 월가 분위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더들리, “9월 중단 의견 중시 안 해”…“금리 올리다 멈추면 인플레 해결 못 해”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낸 윌리엄 더들리는 이날 블룸버그TV에 나와 “연준은 중립 수준에 빨리 도달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언젠가 연준이 잠시 멈춰서 주위를 돌아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데이터에 따라서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9월에 금리인상을 잠깐 멈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그것을 중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기준금리를 3%까지 반영하고 있으며 내 생각엔 그 수준에 쉽게 도달할 것으로 본다. 추가로 연준은 아마도 이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6월과 7월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 뒤에 9월에는 더 올리지 않고 상황을 볼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뜻이죠. 어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함께 모여 인플레이션에 관해 논의를 할 정도로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인플레가 꺾인다는 점을 눈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준을 존중한다며 더 매파적인 입장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셋이 만났는데 물가상승률이 확연히 낮아지지 않는다면 말이 아니겠죠. 옐런 장관은 이날 CNN에 “인플레이션의 방향에 대해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I was wrong)”라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일시적이라는 말을 버려야 할 때”라며 사실상 통화정책의 오류를 시인한 데 이어 옐런도 솔식지 정책실패를 인정한 것인데요. 사람이 한번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신경쓰게 됩니다. 한 번 볼 것을 두 번, 세 번 보게 되죠. 정책 당국자는 더 그럴 겁니다. 재무장관이 대놓고 “내가 잘못했다"고 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인다는 신호를 볼 때까지 보수적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합니다. 9월에 0.5%포인트를 할 거냐, 0.25%포인트를 할 거냐 상황에 따라 고민할 수는 있겠지만 최소한 안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인데요. 연말까지도 계속해서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옐런은 “연준에 양대 정책목표가 있는데 완전고용은 달성했고 인플레가 너무 높고 이는 미국 가장에 큰 부담”이라고 했는데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때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나는 연준이 9월에 금리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생각에 매우 의아하다. 9월에 멈추면 경제가 더 부서지기 쉬운 상태가 될 것”이라며 “노동시장이 강한 지금, 연준은 다음 두 번 이상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린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어 “내가 걱정하는 것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다 멈추고, 올리다 멈추는 것이며 이는 정말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것은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지 못한다. 금리를 2.5%포인트 인상하고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리언의 생각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할 때 한번에 잡아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미국 실업률이 3.6% 수준으로 사실상 완전고용이니 더 밀어부쳐도 된다는 얘기인데요.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실업률이 4%까지는 가야 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더들리의 말처럼 연쇄적으로 금리를 계속 올리면 연말쯤 돼서 상황을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데요. 연준도 5월 FOMC 의사록에서 연말께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효과를 재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설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QT 는 큰 실험 작은 폭풍인지 슈퍼스톰인지 몰라”…“연착륙 극히 어려울 것” 하지만 긴축을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 은행 같은 금융사는 경기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들의 얘기를 잘 들을 필요가 있다는 말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날 은행 CEO들의 경고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이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가 연준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으키는 경제 허리케인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놓았는데요. 그는 “나는 먹구름이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그것을 바꿀 것이다. 그것은 허리케인”이라며 “현재 상황은 괜찮아 보이지만 누구도 그 허리케인이 작은 것인지 아니면 슈퍼스톰 샌디인지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허리케인 샌디는 2012년에 발생했는데 당시 폭풍직경이 1520km로 북대서양 지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였다고 합니다. 다이먼은 연준의 QT와 금리인상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요. 그는 “우리는 (제대로) QT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50년의 역사에 새 책을 써내려가는 것을 보고 있다”며 “중앙은행은 유동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들은 투기를 멈추고 집값을 낮추기 위해 유동성을 어느 정도 제거해야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이날부터 QT가 시작됩니다. 실질적으로는 15일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두고봐야 하지만 리스크 요인인 것만큼은 분명한데요. 유동성과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QE가 증시상승에 준 영향이 상당하며 QT가 반대로 증시, 그중에서도 나스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8조9000억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큰 실험을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수바드라 라자파 소시에테 제네럴 미국 금리전략 헤드는 “(QT의 영향은) 매우 점진적일 것이며 QT에 따른 어떤 영향이 있을지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4분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표면상으로는 어떤 문제도 없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뒤늦게 나타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쨌든 경기둔화에 관한 우려가 은행권 CEO들 사이에 퍼져 있는 것은 분명한데요. 웰스파고 CEO인 찰리 샤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랜딩 시나리오는 현재 환경에서 달성하기가 극도로 어렵다(extremely difficult)”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경제는 어느 정도 둔화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깊지 않은 짧은 경기침체가 온다면 약간의 고통을 겪고 이를 극복할 수 있어 괜찮을 것이라는 얘기도 남겼는데요. 우울한 얘기를 전해드리는 것은 다이먼 CEO의 말처럼 대비할 필요가 있어서입니다. 날씨예보가 틀릴 수도 있지만 허리케인급이라면 경기에 대한 대응방식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대비를 내놓아야겠죠. 이슬비는 맞아도 크게 관계 없지만 허리케인이라면 다릅니다.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예보가 제대로 들어맞았을 경우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다이먼 CEO는 “스스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JP모건은 준비를 하고 있으며 우리의 대차대조표를 매우 보수적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했는데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분간은 경계감을 갖고 상황을 지켜볼 때인 듯합니다. 이날 나온 연준의 베이지북을 보면 4개 지역에서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시장 반등하더라도 일시적…5월 고용보고서·CPI 등 중요” 결국 관심은 시장인데요. 금리인상이 계속되고 경기도 나빠질 수 있다면 증시는 어떻게 될지가 중요할 겁니다. CFRA에 따르면 1945년 이래로 6월의 상승률은 0.14%로 밑에서 3번째라고 하는데요. 반면 변동성은 12월에 이어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낮은 수익과 낮은 변동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인데요. CNBC는 “올 6월은 낮은 변동성과 낮은 상승이라는 그동안의 패턴을 따르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이 반등하더라도 일시적일 것이라는 게 전략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소식에 유가가 불안한 상태인데요. 고유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주요 요인입니다. 증시에 관해 씨티의 전략가 제이미 파히는 “우리는 더 많은 하락이 예정돼 있다고 본다”며 “경기침체에 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에 대한 기대치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QT가 아직 완전한 궤도에 오르지 않았고 어닝 기대치가 꽤 높아 시장은 계속해서 더 하락할 수 있는 변동성에 노출돼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요. 물론 JP모건의 두브라코프 라코스 주식 거시 리서치 글로벌 헤드는 “우리의 연말 S&P500 전망치는 4900”이라며 목표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날 나온 5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1로 전달(55.4%)보다 높아지기도 했는데요. 약세장 속에서도 가치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적지 않습니다. 정확히 바닥에 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쉽지 않은 만큼 그 언저리에서 사는 것이 전략이라는 건데요.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결국 지표를 중시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1차로는 3일에 나올 5월 고용보고서가 중요한데요. 전문가들은 32만5000개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4월(42만8000개)보다 줄어든 겁니다. 고용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금리인상과 관계돼 있기 때문인데요. 고용이 생각보다 너무 줄게 되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급격히 커지게 됩니다. 금리인상은 경기를 둔화시켜 일자리를 줄이는데요. 안 그래도 인플레이션이 높아 더 강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고용이 견디지 못하면 전체적인 그림이 완전히 꼬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용이 생각보다 더 탄탄하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10일에 나올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핵심 자료인데요. 5월에도 계속해서 물가가 누그러진다는 신호가 나오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겠지만 문제는 완화 폭입니다. 생각보다 덜 떨어지거나 일부 항목에서 나빠지는 기미가 보인다면 부담이 커지겠죠. CNBC는 변동성이 큰 지금 상황에서는 “인내심을 가져라(Be patient)”라는 조언을 했는데요. 결코 쉽지 않지만 하루하루의 상황이나 단기적인 움직임보다 큰 흐름을 보면서 대응해 나가야겠습니다.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더 짙어진 'S 공포'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5.31 18:03:374월 생산·소비·설비투자가 모두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트리플 감소’는 코로나19로 경제가 타격을 받은 2020년 2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하는 가운데 경기 관련 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전달인 3월 1.6% 올라 ‘반짝 반등’했지만 1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반도체(-3.5%), 식료품(-5.4%)의 부진으로 광공업 생산이 3.3% 줄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소매판매 역시 0.2% 빠졌다. 의약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3.4% 줄어들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공급망 불안 속에 특수산업용 기계 도입·수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7.5% 하락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1, 앞으로의 경기 흐름을 내다보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모두 0.3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선행순환지수는 10개월 연속 하락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 생산이 조정을 받으면서 전체 생산이 감소세로 전환했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지표도 다소 부진했다”며 “전체적으로 경기 회복·개선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방역 조치 완화에도 불구하고 물가 급등으로 소비가 줄어든 것이 부정적"이라며 “향후 1~2개월간은 높은 물가로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생산 줄고 설비투자 49개월來 최저…'혹독한 겨울' 오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5.31 17:51:2831일 발표된 ‘4월 산업활동동향’은 충격적이다. 4월 중순 무렵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여기에 생산은 한 달 만에 하락 반전했고 설비투자는 4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답답한 대목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달보다 0.3포인트 빠진 점이다. 무려 10개월 연속 하락으로 경제주체들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전날 산업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적자가 158억 달러(연간 기준)에 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4월 산업 활동 지표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신호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산업 지표를 세부적으로 보면 4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3% 줄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같은 기간 3.5% 감소하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어윤선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중국 봉쇄 조치 등으로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식료품 생산도 이 기간 5.4% 줄었는데 이는 올 3월 재택 격리 확산 속에 식재료 수요가 크게 늘어난 기저 효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광공업 생산이 줄어들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4월 기준 77.0%로 전월(78.3%)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또 이 기간 제조업 출하가 2.3% 줄면서 재고는 0.2% 증가해 재고율이 117.2%까지 상승했다. 일반적인 경기순환 이론에 따르면 경기 하강기에는 출하 물량이 줄면서 재고가 늘어나고 경기 침체가 심해지면 출하와 재고 물량이 모두 감소하게 된다. 제조업 재고·출하 동향만 보면 경기가 하강 흐름 초입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민간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시절 제조업 재고율이 130%에 달했는데 재고율이 점차 늘어나는 것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재고가 증가하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투자가 줄면 향후 경기 확장 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올해 들어 설비투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4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7.5% 줄면서 2018년 3월(-8.3%) 이후 49개월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올 들어서는 2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세다. 설비투자 감소의 원인은 그동안 설비투자 증가를 견인해온 반도체 제조용 특수 산업용 기계류의 투자 감소(-9.0%)에 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의 일평균 수입 물량은 지난해 4월 1억 680만 달러에서 올해 4월 4590만 달러로 떨어지면서 반 토막 이하로 급감했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설비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어 심의관은 “주요 기업들이 추가 라인 증설을 진행 또는 계획하고 있어 최근의 투자 부진은 장비 도입 지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도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최근 주요 기업들이 수백조 원 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경기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생산·투자와 더불어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4월 소매판매 현황을 보면 의약품 등 비내구재 판매 감소(-3.4%) 속에 전체 판매량도 0.2% 줄었다. 올 들어 소매판매는 1월 2% 감소한 뒤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가 줄어드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뛰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까지 상승하면서 경제주체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 실제 1분기 가계 평균소비성향은 65.6%로 지난해 2분기 71.7%를 찍은 뒤 내리막을 타고 있다. 평균소비성향은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우리 가계가 점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소비심리 악화는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병호 부산대 교수는 “구조적 측면에서 물가 상승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출 착시 효과를 걷어내고 장기 침체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는 코로나19 기간 대면 서비스산업이 위축되면서 이 수요가 재화 산업으로 대체된 일시적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 침체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구나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하반기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 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기간 소비자들이 피트니스센터에 갈 수 없으니 홈트레이닝 기구를 사는 식으로 일시적 산업 변화가 일어났고 빠른 디지털화도 우리나라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수출 장기 부진에 대비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펀더멘털 위기에 선진국 금리인상…신흥국 올들어 45조원 자금 이탈
국제 경제·마켓 2022.05.29 16:07:55신흥국 시장에서 올 들어 수십조 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들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지출을 늘려 재정 사정이 나빠진 데다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신흥국의 투자 매력도가 뚝 떨어진 탓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물가를 잡으려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는 것도 투자금이 신흥국을 등지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 시간) 신흥 시장 조사 기관 EPFR을 인용해 신흥국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올 들어 이날까지 총 360억 달러(약 45조 2000억 원)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IB) JP모건이 신흥국의 달러 표시 국채 등을 모아 집계하는 벤치마크지수인 EMBI는 올 들어 25일까지 수익률이 -15%를 기록했다. FT는 “(EMBI는) 1994년 이후 약 30년 만에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고 전했다. 경제 펀더멘털이 흔들리는 것이 이 같은 신흥국 약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흥국들이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자국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린 것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에 이어 6·7월 연속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유럽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한 점도 신흥국에는 불리하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조너선 포춘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으로) 선진국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하우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전략가도 “평상시 같으면 선진국이 금리를 높이는 것 자체가 (신흥국에)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신흥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최대 신흥 시장인 중국 역시 ‘신흥국의 덫’에 빠진 모습이다. 중국이 코로나 19 신규 확진을 억제하겠다며 ‘경제 수도’ 상하이를 수개월간 봉쇄하는 등 이른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한 것이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중국 정부는 경기를 되살리겠다며 전 세계 국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오히려 선진국과의 금리 격차를 스스로 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3·4월 두 달 동안 중국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180억 달러에 달했다고 FT는 전했다. -
'무서운 인플레'…1000원→3000원숍으로 바뀌는 日 다이소
국제 경제·마켓 2022.05.28 18:11:23100엔(약 993원)숍을 운영해 오던 일본 다이소가 300엔(약 2981원)숍 가게를 새롭게 선보였다. 버블 경제 붕괴 직후인 지난 1991년부터 균일가 정책을 펼치며 일본 서민들의 가게 부담을 줄여준 다이소마저 엔저와 공급망 붕괴 여파로 인한 물가 상승에 백기를 든 셈이다. 일본 기업들의 가격 인상은 이제 당연한 수순이 됐다. 문제는 물가 상승폭 만큼 임금이 오르고 않으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다이소는 지난달 도쿄에서 ‘슬리피'라는 300엔숍을 열었다.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80%가 300엔이다. 일본 다이소는 올해 일본 내 매장의 40%를 슬리피로 전화할 계획이다. 일회성이 아닌 그간의 저가 정책 자체를 바꾸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물가상승에 수익성이 악화하자 이 같은 카드를 꺼낸 든 것이다. 다이소의 정책 변화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나섰다. 일본 국민 초밥집으로 유명한 글로벌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는 초밥 최저 가격을 100엔에서 오는 10월까지 120엔~150엔으로 최대 50% 인상하기로 했다. 엔화 가치 하락이 결정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물류난으로 운송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0년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 가격 급등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스시로의 모회사 ‘Food & Life Companies(F&LC)’ 의 미즈토메 코이치 사장은 “원재료의 약 70%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로 인한 경영 환경이 열악하다"며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미즈토메 사장은 엔화 약세 외에도 수산 자원의 부족과 공급망 붕괴로 인한 운송 비용도 가격 인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표 맥주 회사인 아사히맥주와 기린맥주도 오는 10월부터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 비용 인상에 14년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아사히맥주는 소매점 기준으로 약 6~10%, 기린맥주는 6~17% 올릴 계획이다. 문제는 전방위적 물가 인상이 소비 심리를 더 얼릴 수 있다는 데 있다. 일본의 지난 달 물가상승률은 2.1%로 2015년 3월(2.2%)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3월 임금상승률은 1.2%에 그쳤다. 일본의 임금 상승률은 30년 가까이 제자리인 만큼, 물가 오름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일본 임금 상승률은 지난 1990년과 비교해 18만 엔(4.4%)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과 영국의 실질임금은 각각 47.7%, 44.2% 올랐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키우치 다카히데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
한국은행이 물가가 심각하다고 본 4가지 이유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5.28 10:15:37한국은행 물가 전망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은 조사국은 26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발표했습니다. 이전 전망치 3.1%보다 1.4%포인트나 한 번에 올려잡은 것입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가 연간 2%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향 조정입니다. 2008년 7월에 물가가 당해연도 4.8%가 되리라고 본 지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전망입니다. 물가를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한은이 한국개발연구원(KDI, 4.2%)이나 국제통화기금(IMF, 4.0%)보다 높은 수치를 내놓으면서 시장은 깜짝 놀랐다는 반응입니다. 한은이 크게 올려도 4%대 초반 정도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첫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를 계속 줬습니다.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우려하기보다 물가 상방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 “성장보다 물가의 부정적 파급 효과가 더 크게 예상돼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취약계층이 더 큰 피해를 중장기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하는 등 물가 걱정을 잔뜩 늘어놓았습니다. 금통위 역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향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당분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표현을 바꿨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드러낸 제시한 것입니다. 그동안 금리 인상에 회의적이었던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주상영 금통위원조차 금리 인상에 손을 들 정도입니다. 4월과 5월 금통위의 금리 인상은 모두 만장일치였습니다. 도대체 물가가 어떤 상황이길래 한은이 이렇게까지 걱정하고 강조하는 것일까요? 26일 경제전망 간담회에서 김웅 한은 조사국장이 설명한 4가지 이유를 토대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① 원유 의존도 높은데 국제유가 급등 먼저 국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단연 에너지 가격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높은 오름세를 기록 중입니다. 한은이 2월 물가 전망을 할 때까지만 해도 원유 도입 단가(기간 평균)를 85달러로 봤는데 이번엔 102달러로 20% 높였습니다. 한은이 2월 물가 전망치를 발표하는 날(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기 때문에 당시로써는 유가가 이 정도로 급등할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오른 만큼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국장의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원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산업 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에 취약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7개국 중 원유 의존도가 가장 높습니다. GDP 대비 원유소비량이 가장 많고, 1인당 원유소비량은 4위를 기록할 정도입니다. 경제 규모(10위) 대비 원유소비량(7위)이 많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비용 상승 압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도 국제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면서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다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② 한 해 농사 망쳐…애그플레이션 길어진다 두 번째는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입니다. 기상이변으로 주요국 곡물 생산국의 생산량이 영향을 받은 데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곡물 가격 불안은 지난해부터 감지됐습니다. 그러던 것이 유럽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영향이 커졌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OA)가 매달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해 3월 159.3포인트로 전월 대비 12.6% 상승해 집계를 시작한 1990년 1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한은은 전체 곡물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60% 정도 오른 것으로 파악했는데 밀이나 옥수수 등 일부 품목 상승률은 더욱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 상승은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곡물 가격이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주고 다시 외식 가격을 통해 개인 서비스 물가를 끌어올리는 등 연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국제유가가 떨어지더라도 곡물 가격이 안정되지 않아 물가에 영향을 계속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파종도 못 하고 수확기도 놓쳤기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쳐서 1년 이상 넘어가는 문제로 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총재도 “곡물 가격이라는 것이 경작하고 공급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번 올라가면 상당한 정도로 오래 지속한다”며 “곡물 가격이 높은 수준이 지속하면 식료품과 관련된 여러 물가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③ 들불처럼 번지는 인플레에 5월 물가 5% 넘어 세 번째로는 물가 상승세가 여러 품목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품목만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앞서 한은이 1월 조사한 결과 근원물가 전체 품목 309개 가운데 2% 이상 상승한 품목 개수는 150개로 집계됐습니다. 4개월이 지난 만큼 물가 확산은 확산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 국장은 “물가가 천천히 오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광범위한 품목에서 오르고 있다”고 했다. 결국 한은과 정부 모두 다음 달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가 5%를 넘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관찰됩니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3%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르면서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어떤 품목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다양한 품목이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물가 상승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석유류 제품이 4.4%포인트 감소한 반면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이 각각 1.7%포인트, 1.6%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기름값뿐 아니라 공공요금부터 식자재까지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체감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기대인플레이션이 제품 가격 상승과 임금 인상 등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효과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입니다. ④ 거리두기 풀리자 대면 소비 폭발 마지막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수요 회복입니다. 물가 상승 원인은 크게 수요 측 요인과 공급 측 요인으로 분류됩니다. 그동안 물가 상승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공급망 병목 등에 기인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랬던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도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어났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억눌려 있던 대면 소비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물가 상승에 수요와 공급 요인이 각각 어느 정도씩 반영됐는지 정확히 구분하긴 어렵지만 수요측 물가압력이 크게 반영되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를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6%에서 4월 3.1%로 0.5%포인트 올랐습니다. 한은은 올해 근원물가를 올해 연간 3.2%로 전망했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2차 추가경정예산안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2차 추경이 경제성장률을 0.2~0.3%포인트 높이는 동시에 물가도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반면 물가를 낮출 수 있는 하방 요인은 뚜렷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 회복세가 지금보다 더 꺾여서 수요가 줄어드는 정도입니다. 물가 상방 요인으로 거론됐던 국제유가나 곡물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된다면 물가도 진정되겠지만 불확실성이 큽니다. 결국 정부가 공공요금을 낮추거나 유류세를 감면하는 등 정책적인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모든 전망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올해 연말 이후 점차 완화되고 중국이 하반기까지 간헐적으로 코로나 봉쇄조치를 시행한다는 전제로 이뤄진 것입니다. 만약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중국 봉쇄조치도 장기화한다면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은은 물가 하방 요인보다 상방 요인이 더 크다고 보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
백화점 매출 늘고 SPA 줄고…인플레에 美소비 양극화 [글로벌 What]
국제 경제·마켓 2022.05.27 17:35:39치솟는 인플레이션 속에 미국 소매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서민층 대다수가 찾는 월마트와 타깃, 저가 의류 업체들의 이익은 급감하는 반면 고소득층이 주고객인 백화점이나 초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1달러숍의 실적 호조가 두드러진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이날 1분기 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6% 급등한 53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억 8600만 달러로 2배 이상 불어났다. 고유가와 인건비 증가로 최근 반 토막 난 순익 실적을 공개한 타깃이나 30% 가까이 하락한 월마트 등과 대비된다. 특히 메이시스 계열의 고급 브랜드인 블루밍데일은 1분기 매출이 28%, 럭셔리 뷰티 체인인 블루머큐리는 25%나 늘었다. 아예 초저가 제품을 취급하는 1달러숍도 선전했다. 달러트리는 1분기 동일 매장의 매출이 11.2%나 증가했다. 달러제너럴은 매출이 0.1% 줄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연간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전반적인 소비 지표도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나온 미국의 1분기 소비자지출 잠정치는 3.1% 증가로 속보치(2.7%)를 웃돌았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하면서 경기 침체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낙관적 시각을 보였다. 케이시 보스찬치치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계와 기업의 대차대조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며 경기 침체를 일으킬 정도의 불균형이 없다”며 “개인 소득과 기업의 수익 흐름도 탄탄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소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날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은 의류 브랜드 갭(GAP)은 1분기 동일 매장 매출이 전년 비 11%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갭의 대표적 저가 브랜드 올드네이비의 매출은 22%나 빠졌다. 회사의 1분기 순손실은 1억 6200만 달러로 지난해 1억 66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고 34%나 늘어난 재고는 2분기에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소니아 싱걸 최고경영자(CEO)는 “올드네이비의 타깃인 저소득층이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가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 역시 이날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과 순이익 실적을 내놓았다. 앞서 월마트와 타깃·홈디포 등 유통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렇다 보니 고물가로 미국 소비가 양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저소득층은 소비 습관을 억제하는 반면 고소득층은 맞춤 정장과 명품 옷·신발 등을 사들였다”며 “고객들 사이에서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1달러숍의 매출 증가 역시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 때문에 더 싼 제품을 찾는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 긍정적 신호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메이시스의 제프 제네트 CEO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소비를 하지만 역풍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며 “중산층과 고소득층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가계소득 7만 5000달러 이하인 저소득층은 덜 비싼 제품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팬데믹 완화와 고물가가 미국인의 소비 패턴을 크게 바꾸고 있다”며 “기업들이 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실적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27일 진단했다. 신문이 금융 정보 업체 퀵팩트셋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생필품·소비재 관련 기업 91곳 중 약 40%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소비 감소와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우리는 지금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 상황에 있으며 경제는 계속 둔화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
[사설] 인플레·부실 두 개의 전선, 정권 명운 걸고 전쟁 나서라
오피니언 사설 2022.05.27 00:00:01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또 올렸다. 기준금리 두 달 연속 인상은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은 또 올 성장률 예상치를 3.0%에서 2.7%로 낮춘 대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에서 4.5%로 대폭 높여 잡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실물 현장은 공포로 가득하다. 금리를 두세 차례 더 올리더라도 인플레이션 쓰나미와 부실 폭탄이 동시에 몰아칠 것이기 때문이다. 올 3월 말 현재 가계 대출은 1752조 원으로 9개월간의 금리 인상 증가분을 더하면 늘어나는 이자는 17조 원에 이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씀)’에 나선 2030세대와 자영업자·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은 벌써 직격탄을 맞았다.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르면 자영업 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는 433만 원에서 643만 원까지 치솟는다. 2019년 말부터 올 3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은 평균 9.8% 늘었는데 20대의 경우 27.9%나 급증했다. 조달 금리가 3%포인트 오르면 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일시적 한계 기업’은 지난해 34.1%에서 47.2%까지 올라간다. 연쇄 부도가 조만간 현실화할 수 있다. 자동차·조선·건설 업체 등은 원자재 값 폭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아우성이다. 금융권의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의 ‘닥터 둠(비관론자)’인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주식·부동산·가상자산이 모두 거품이므로 보지 못했던 폭락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물가 쇼크는 통화 당국만의 노력으로 막을 수 없다. 대통령과 모든 부처가 ‘인플레이션·부실과의 전쟁’에 나서도 수습을 장담하기 힘들다. 버블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아래 재정·외환·금융을 포괄하는 정책 조합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물가 대책과 함께 중요한 것이 ‘돈 안 드는 경기 부양 방안’이다. 규제 혁파 등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고 지방선거 종료와 동시에 전방위 구조 개혁에 본격 착수해야 한다. -
한은 0.25%P 올렸다…기준금리 2% 시대 눈앞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5.26 18:24:00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이후 15년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5% 진입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미국의 공격적 통화 긴축 행보로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지자 금리 인상의 가속 페달을 더 세게 밟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9개월 새 기준금리가 1.25%포인트나 뛰어오른 가운데 연내 두세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지난달 연 1.50%로 올렸던 기준금리를 한 달 만에 1.75%로 인상했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뒤 처음으로 의사봉을 잡은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하방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지만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보다는 물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올렸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에서 2.7%로 내렸다. 이 총재는 “앞으로 수개월간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연말 기준금리 2.25~2.50% 전망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 전망이 올라간 것은 합리적 기대”라고 답했다. 그런 만큼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남은 네 차례(7·8·10·11월)의 금통위에서 최소 두세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연말 기준금리로 2.75%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 원 이상, 기업 부담은 2조 7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