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민간요법을 맹신한 고령 여성이 장시간 일광욕 후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저장성 거주 왕모(67) 씨가 정오부터 2시간 동안 땡볕에서 일광욕을 하다 의식을 잃고 병원에 이송됐다.
왕씨는 '햇볕에 등을 쬐면 양기가 따뜻해져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는 민간요법을 믿고 엎드린 채 장시간 일광욕을 했다.
검사 결과 뇌동맥류성 뇌출혈과 뇌헤르니아 증상이 확인됐고 응급수술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되찾았으나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저장성 인민병원 재활의학과 예샹밍 주임은 "햇볕 만병통치약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고령자나 고혈압·뇌혈관 질환자는 장시간 햇볕 노출 시 열사병이나 뇌졸중 등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례는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남들은 20분 하는 걸 2시간이나 했다"며 "생명을 건 일광욕"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기저질환 없어도 열사병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국제의학저널 란셋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중국에서만 약 5만900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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