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3일(현지 시간) 새벽 공습을 퍼부은 나탄즈는 이란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곳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핵 농축시설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면 나탄즈 지역 인근이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나탄즈는 이란의 핵 관련 시설이 밀집한 중부 이스파한주에 자리한 고농축우라늄 생산의 핵심 지역이다. 이란은 포르도와 함께 나탄즈에도 지하 핵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나탄즈에는 지하 우라늄농축시설(FEP)과 지상 핵연료농축시설(PFEP) 등 두 개의 시설이 있다. 상업적 농축을 위해 지어진 FEP는 지하 3층 깊이에 원심분리기 5만 대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현재 약 1만 4000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돼 있고 이 가운데 1만 1000대 정도가 발전용 연료로 쓸 수 있는 순도 5%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원심분리기가 수백 개가량만 설치된 PFEP에서도 이란이 준(準)무기급인 최대 순도 60%의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미국 외교가에서는 이란이 농축 우라늄의 순도를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수준으로 전환하는 데 2주도 걸리지 않을 것으로 경고해 왔다.
2002년 이란 반정부단체의 폭로로 나탄즈의 핵 시설이 국제사회에 알려졌다. 이후 이 지역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으면서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 1순위로 지목됐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4월에도 나탄즈 인근에 배치된 S-300 포대를 파괴했고 2021년도 핵 시설을 파괴하도록 하는 공작을 감행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나탄즈의 지하 PEF 시설이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이란 국영TV는 나탄즈의 핵 시설에 오염 징후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방사능 오염 등 정확한 피해 상황은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나탄즈를 둘러싼 이스파한주에는 핵기술연구센터(NTRC), 군사시설 등 다른 핵 관련 시설도 밀집해 있다. 이란 언론들은 나탄즈 우라늄 농축 시설 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 장면을 보도하면서 공습 이후 몇 시간 만에 핵 시설에서 폭발음이 추가로 들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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