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비타민·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만을 전담하는 전문 법인을 잇달아 설립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레드오션화’되어 가자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제약사들은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거나 해외 진출 확대를 모색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재수립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독(002390)은 건기식 전문 신설 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과 건기식 사업을 분리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독이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배정받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의약품과 달리 건기식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신설법인을 통해 기능성원료 ‘테라큐민’을 활용한 추가 제품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휴온스(243070)그룹은 최근 건기식 사업을 전담할 통합법인 '휴온스엔'을 출범했다. 휴온스그룹의 건기식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건기식 자회사인 휴온스푸디언스와 합병했다. 기존 휴온스와 휴온스푸디언스에 분산된 인력과 자원을 합쳐 원료 연구개발부터 제조·마케팅·유통까지 일원화해 건기식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가 건기식 법인 설립 전략을 선택하는 것은 건기식 분야가 더이상 ‘황금알 낳는 거위’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 440억 원으로 2022년에 6조 4498억 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반면 건기식 품목 수는 2023년 3만 7274개로 5년 사이 약 1만 1000개 급증했다.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 상항에서 제품은 늘어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화장품 기업까지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과열돼 마케팅 비용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과 수익성이 정체기를 맞았다”며 “프리미엄 마케팅이나 해외진출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수립과 실행을 위해 판단 속도가 빠른 전문 법인 설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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