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한국어가 조금 서툴러도 이해해주세요. 다시 한국에 와서 생애 최고의 관객을 만나 행복합니다.”(리더 크리스 마틴)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2017년 첫 내한 공연 이후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16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콜드플레이 월드투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의 첫 한국 일정이 시작됐다. 이번 공연은 25일까지 6회에 걸쳐 30만 명이 관람할 예정이다. 해외 가수의 내한 공연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티켓 가격이 최고 108만 원에 달했음에도 당초 계획했던 4회 공연이 순식간에 매진되면서 2회를 추가했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오프닝 무대가 끝나고 시작된 본 공연에서 콜드플레이는 첫 곡으로 ‘하이어 파워’를 선보였다. 전주가 시작되자 관객의 손목에 채워진 발광 밴드가 갖가지 색으로 빛나면서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후 ‘옐로우’ ‘픽스 유’ ‘비바 라 비다’ 등 히트곡은 물론 ‘필스라이크아임폴링인러브’ ‘위 프레이’ 등 최신 싱글까지 아우르는 세트리스트를 완성했다. 특히 콜드플레이의 대표 곡인 ‘비바 라 비다’ 무대에서는 모든 관객이 세차게 발을 구르고 운동장이 떠나가라 ‘떼창’을 했다.
이들은 곡을 마치고 팬들과 소통할 때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이 유니버스’를 함께 불렀던 방탄소년단(BTS)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마틴은 ‘마이 유니버스’ 무대를 시작하며 BTS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호명했고 공연장 스크린에서 BTS 멤버들의 춤추는 모습이 나오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틴은 ‘군 복무 중 공연을 관람하러 왔다’는 한 팬의 팻말을 보고 “내 친구 BTS 멤버들도 다 군대에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콜드플레이와 함께 ‘업&업’을 부르고자 입대를 연기했다는 남성 팬을 무대 위로 불러 마이크를 나누며 노래를 같이 하기도 했다. 공연 말미에 마틴은 “오늘 여러분은 저희가 만난 생애 최고의 관객이었다. 여러분이 제 꿈을 이뤄주셨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편 콜드플레이는 온라인 상에서 ‘한국에 대통령이 없을 때만 오는 밴드’로 화제가 되고 있다. 2017년 4월 첫 내한 공연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상태였으며 이번에도 대통령이 파면돼 공석일 때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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