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조치로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 대상을 확대하자 중국 등 경쟁국 기업뿐만 아니라 애플·나이키 등 미국 기업들까지 직격탄을 입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발 800달러(약 117만 원) 이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5월 2일 0시 1분(미 동부 시각)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이 조치로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 상품에 개당 25% 또는 상품 가치의 30%에 해당하는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와 쉬인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쉬인과 테무는 초저가 상품을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며 급성장해왔다. 지난해 미 당국이 처리한 중국발 면세 소포가 약 8억 4000개에 이를 정도로 테무와 쉬인은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번에 무관세 혜택이 폐지되는 만큼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은 앞으로 중국 상거래업체들이 자주 세관 검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국가 안보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짚었다.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도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의 최대 매출처인 아이폰 중 약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적용하면서 최종 대중 관세율을 54%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베트남·인도 등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선택한 국가들까지 각각 46%,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는 애플 사업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의류 업체들도 비상이다. 미국의 대표 스포츠 의료 업체인 나이키는 지난 10년간 베트남에 투자를 늘렸고 그 결과 현재 신발 약 절반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신발이 연 200억 달러에 이르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 상호관세를 예고한 것이다.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아베크롬비·갭 등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미국 양조 업체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 당국이 맥주 캔에도 관세를 적용하기로 결정해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5% 관세를 부과하는 알루미늄 파생 제품 목록에 맥주 캔과 빈(empty) 알루미늄 캔을 추가한다고 공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