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경우 해당 주택은 바로 강제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인 임대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관리 대책을 지난 3일부터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외국인 임대인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채권 회수가 어려워지는 점을 고려해 ‘악성 임대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일반 임대인이 전세보증 사고를 내면 HUG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고, 임대인에게는 채무 상환 유예 기간을 최대 6개월 부여한다. 자진 상환을 유도하기 위해 이 기간에 분할 상환과 상환 유예 등을 지원한다.
그러나 전세보증 사고를 3번 이상 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 명단에 오른 임대인에게는 상환 유예 기간을 주지 않고 바로 주택을 경매에 넘긴다.
HUG는 전세보증 사고를 3번 이상 낸 집주인 중 연락이 끊겼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았거나, 회수하지 못한 채권 총액이 2억 원 이상인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분류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인 임대인에게는 유예 기간 없이 한번의 전세보증 사고에도 이같이 관리한다는 의미다.
HUG는 “외국인은 거소가 불분명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 서류송달 등 집행권원 확보가 어려울 때가 있다”고 관리 강화 이유를 설명했다. 채권 회수를 위한 소송 절차를 위해서는 주소지로 문서를 송달해야 하는데, 외국인 임대인의 경우 이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임대인이 내는 전세보증 사고는 2021년 3건(5억 원)에서 2023년 23건(53억 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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