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새 6일이 지나가 버렸다. 내 연휴 돌려줘. "
6일에 이르는 긴 설 명절이 끝나자 '연휴병'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주위를 돌아보면 설 연휴 전날(1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모처럼 긴 휴식기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긴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난 뒤 신체 구조의 이상과 통증으로 인한 기능저하를 호소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의욕상실, 무기력감 등을 느끼는 일련의 증상을 ‘명절증후군’ 또는 '연휴증후군'이라고 한다. 실제 많은 이들이 명절 연휴 중 혹은 이후에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고, 더 나아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긴 연휴 후 일상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과식과 늦잠, 불규칙한 생활 등이 생체 리듬을 깨뜨리는 데서 찾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통한 생체 리듬 회복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회복을 위한 완충 기간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연휴 후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통해 생체 리듬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몸을 단계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연휴 기간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달라졌다면 평상시와 같이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야식을 피하고 아침에 일정 시간 햇볕을 쬐는 것도 수면 환경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1월 31일인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해 9일간 쉬었다면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은 일상적인 수면과 식사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유익하다.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통해 신체 활동을 늘리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보충을 통해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 교수는 “피로를 풀기 위해 무리하게 잠을 많이 자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능하다면 연휴 중에도 규칙적인 수면-각성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연휴증후군을 예방·극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피로와 무기력감이 2주 넘게 지속된다면 이는 다른 질환의 징후일 수 있다. 조 교수는 “휴식이 적절하지 않거나 생체 리듬 교란이 지속된다면 불면증, 만성피로증후군,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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