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나보타 연 매출 5000억 원 달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영업조직이 뒷받침될 경우 매출 1~2조 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웅제약(069620)이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인 ‘나보타’ 출시 10주년을 맞아 이 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지난 20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나보타 DEEP(Daewoong Medical-AEsthetic Expert Program) 심포지엄’에서 “매년 출시 국가가 확장되고 있고 신공장을 기반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양한 치료 적응증을 개발 중인 동시에 차세대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매년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미용 의료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나보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 위해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박 대표를 비롯해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최고의료책임자(CMO) 루이 아벨라, 알렉산드라 마리엘로 브라질 피부과 전문의 등 국내외 의료진 400여 명이 참석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2014년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2019년 국내 보툴리눔 톡신 회사 중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나보타는 미국에 이어 영국·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에 진출하는 등 유럽 시장에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20억 명에 이르는 무슬림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미국·유럽·캐나다에 이어 세계 4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FDA 허가 다음해인 2020년에는 504억 원에 불과했던 나보타 매출은 지난해 1408억 원까지 늘었다.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20%씩 성장해 해외 수출만 5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각자 대표로 선임돼 이창재 대표와 함께 대웅제약을 이끌게 된 박 대표는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이다. 그는 나보타를 전 세계 70개국에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재임기간 실적을 20배 이상 늘리는 등 대웅제약의 글로벌 사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표는 보툴리눔 톡신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미용 시술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가 대중화돼 긍정적으로 변하고는 있지만 침투율(특정 기간 미용시술을 경험한 비율)은 7%, 중국이나 인도는 2%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글로벌 톡신 시장은 약 60억 달러(약 8조 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2030년이 되면 110억 달러(약 15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보툴리눔 톡신이 전 세계적으로 제형이나 적응증,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연구 개발되고 있는 만큼 대웅제약도 새로운 혁신을 이루기 위해 다음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나보타는 2023년 세계 최초로 사각턱 적응증을 획득했다”며 “미국·유럽 파트너사와 함께 편두통, 기존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위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경부근긴장이상 등의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보고 있다. 2019년 단국대병원 피부과 박병철 교수 연구팀은 남성형 탈모 치료를 위해 나보타 연구자 임상을 진행했다. 나보타 투여 이전보다 모발 개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늘었고 육안 평가에서도 탈모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펙수클루, 당뇨병 신약인 엔블로 등으로 새로운 신약 라인업을 구성해 회사 가치를 20배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대웅제약의 3대 신약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를 1품 1조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만들고 세계 최초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으로 개발 중인 베르시포로신 등 유망 신제품을 제2의 나보타로 키우겠다” 면서 “대웅제약의 시가총액을 3년 안에 5조 원, 10년 안에 20조 원 대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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