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수도권 주요 입지 내 미분양 아파트 물량 해소에 속도가 붙고 있다. 공사비 상승 여파에 일반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는 수요가 커진 데다 계약금을 낮추고 중도금 대출에 무이자 혜택을 주는 등 당근책을 제시한 효과로 풀이된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자이 센트럴파크’는 계약 시작 2주 만인 지난 23일 총 580가구에 대한 모든 계약을 완료했다. 이 단지는 지난 달 특별공급을 제외한 368가구 1순위 청약에 4442명이 신청해 12.0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 이후에도 20가구가 미계약 상태로 남아있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 1540만~10억 4030만 원으로 수원 지역 내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만큼 저층에서 계약을 포기한 당첨자가 나오면서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 총 2394명이 청약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미계약 물량을 빠르게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근 용인시 기흥구 ‘영통역자이프라시엘’도 최근 들어 미분양 물량에 대한 계약 문의가 부쩍 늘었다. 전용 84㎡ 분양가가 8억 6300만 원인 이 단지는 지난 1월 총 472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지만 평균 경쟁률이 2.14대 1에 그쳤다. 이후 실시한 당첨자 대상 계약에서 총 40~50여 가구가 미분양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저층 10여 가구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달 들어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다음 달 중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기 계약률이 30% 수준에 머물던 수원시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도 미분양이 차츰 해소되며 현재 저층 일부 물량만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계약금 비중을 기존 10%에서 5%로 낮추고, 4·5·6회차 중도금에 대해 무이자를 적용하는 등 계약 조건을 변경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해 11월 6998가구에서 12월 1만 31가구로 급증했지만 올해 1월에는 1만 160가구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업계는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계속 오르자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 2564만 원으로 전년 동월(2137만 원) 대비 약 2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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