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가 외교를 선거 등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야당 측 지적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외교 실패론에 대해서도 “어느 때보다 평화가 일상화됐다”고 선을 그었다.
정 후보자는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정치 일정과 관련해서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받아들일 수 없다.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특히 “2018년 6·13 지방선거 하루 전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선거에서 대승했다. 노린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는 지적이 나오자 “절대 그런 일은 없다”며 “이런 말씀은 우리 정부와 문 대통령의 국익을 위한 외교에 대한 여러 노력을 아주 부당하게 폄훼하는 것일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실장과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역임해 실패한 외교정책의 총괄"이라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장관으로 임명된다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김 의원 지적에는 "자질에 대한 따끔한 지적에 대해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정부 외교정책이 실패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 평화가 일상화돼 있다”며 “북한 도발이 일체 없었다는 것만 해도 우리 국민이 얼마나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을 받고 “방위태세 유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연합훈련은 계속 실시돼야 된다”면서도 “다만 대규모 연합훈련은 한반도 상황에 여러 가지 함의가 있기 때문에 미측과도 아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축소 실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외통위원장이 “문 대통령 임기 내 전시작전권 회수를 위해 한미연합훈련 실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취임 후에 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해서 못 박아서 말씀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정부의 기본 입장은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고 시기를 정해놓고 미측과 협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