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소비자의 발걸음을 소규모유통점으로 돌려놓았다면 그나마 이해가 간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 이후 반짝 올랐던 전통시장 소비금액은 2014년 이후 증가폭이 둔화되더니 지난해에는 3% 이상 뒷걸음질쳤다. 대형유통점에 대한 무차별 규제가 소상공인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다. 그 사이 소비자들은 쉽고 편하게 상품을 살 기회를 박탈당한 채 지내야 했다. 휴대폰 시장이라고 예외일 리 없다. 아무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만 보는 정책을 확대하려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대형유통점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싸고 좋은 물건을 손쉽게 살 수 있는 환경 때문이다. 골목상권이 살아나려면 질 좋은 상품을 확보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든가 대형유통점에는 없는 장점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서비스 향상을 위한 자발적 노력과 경쟁력 강화대책 없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편을 감수하라는 식의 규제만으로 소상공인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유통은 중소·영세기업만 하라는 법을 만드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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