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알레포 반군과 그 가족 5,000명이 알레포에서 떠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빅토르 포즈니히르 총참모부 작전총국 부국장은 이들이 반군장악 지역인 이들리브에 도착할 때까지 ‘도발행위’를 막기 위해 드론을 띄워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알레포에 반군과 민간인 5만명이 여전히 남아 있어 전체가 철수하는 데 수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시리아 정부군이 알레포를 탈환한 시점은 지난 13일이었지만 교전 합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반군 및 난민의 철수가 늦어졌다. 휴전 합의가 14일 새벽5시 발효됐음에도 막판에 이란이 이들리브에 포위된 시아파 주민 철수를 조건으로 내걸며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 사이 시리아군과 반군이 또다시 충돌했으며, 특히 시리아군은 5만명의 민간인이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알레포 동부지역을 공습해 ‘전쟁범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15일 반군이 이들리브에 있는 시아파 주민을 놓아주기로 하면서 반군 철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자 국제사회는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알레포 해방으로) 역사가 기록되고 있다”며 “승리 이상의 의미”라고 선언했지만 서방은 시리아·러시아에 대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과 런던에서 회동한 후 “정치적 전환만이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을 끝내는 유일한 길”이라며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다시 요구했다. 카터 장관은 러시아의 시리아군 지원에 대해서도 “믿기 어려운 잔혹 행위를 돕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도 비판에 가세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내년 1월 종료 예정이었던 러시아 제재를 7월까지 연장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는 시리아 정부의 잔혹성을 줄이고 싶지만 그럴 만한 힘이 없다”며 “영향력 있는 국가는 폭탄에만 관심이 있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제는 (시리아 내전의) 휴전을 결론지어야 할 때”라며 러시아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요구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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