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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통사가 문자메시지만 보냈더라면…

휴대폰 소액결제 사기가 적발됐다. 성인용 모바일 화보 업체를 만들어놓고 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보다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 것처럼 해서 1,000원 미만 소액결제를 다수 청구했다. 1,000원 미만 결제는 이용자들에게 통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피해자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모아서 가로챈 돈이 2억8,700만원이나 된다.

이동통신사 중에서 유독 LG유플러스 가입자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사기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던 것이다. 이 회사 가입자들은 아무리 소액이라도 결제내역이 통보되기 때문이다. 다른 이통사들은 약관에 1,000원 미만 결제는 이용자들에게 통지하지 않는다고 해놓았다. 사기범들은 그 허점을 파고 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사건은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용이 급증하면서 이를 통한 결제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액결제는 이용자들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 사기 대상으로 삼기에 좋다. 근본적인 문제는 현재 모바일 결제방식이 지나치게 간단하다는 점이다. 이통사, 결제대행사, 콘텐츠 업체 등이 '결제는 최대한 쉽게, 환불은 최대한 어렵게' 시스템을 만들어놓았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결제하려면 신용카드 번호, 주민번호,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본인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모바일 소액결제는 이런 절차가 전혀 없다. 구매 버튼을 터치하면 '구입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이 나오고 여기서 '예'라고 하면 끝이다. 터치 두 번이면 결제가 된다. 모바일 교통카드로 많이 사용되는 모바일티머니 역시 일단 설정되면 두 번 터치로 몇만원의 결제가 끝난다.



반면 실수로 결제했을 경우 환불하기는 정말 어렵게 돼 있다. 이통사는 결제대행사에 미루고 결제대행사는 게임 등 해당 콘텐츠 업체에 미룬다. 모바일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삼성ㆍ애플과 국내 이통사들은 실수로 구입한 애플리케이션은 환불해주지 않는다고 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다. 결제는 쉽게 하고 환불은 어렵게 하는 속셈은 뻔하다.

소액결제라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본인이 알게 하고 더 나아가 비밀번호나 본인확인 같은 인증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효율과 안전이 병행돼야 진정한 모바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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