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26일 공개한 ‘김정은 공개활동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24일까지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총 95회로 지난해 상반기(81회)와 하반기(70회)보다 다소 늘어났다.
분야별로는 군 관련 활동이 29회(31%)로 가장 많았고, 경제 28회(29%), 사회·문화 17회(18%), 정치 13회(14%), 공연관람 등 기타 8회(8%) 순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올해 4월을 기점으로 군 관련 활동이 대폭 줄고 경제 활동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군 관련 활동은 1∼3월에는 전체의 50%였으나 4∼6월에는 15%로 급감했고 경제 활동은 3월까지는 전체의 10%밖에 안 됐지만 4∼6월에는 47%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북한이 3월 말 ‘핵무력 건설과 경제의 병진’ 노선을 채택한 이후인 4월부터 경제 관련 활동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일부는 지난해의 경제 관련 활동이 위락· 편의시설 위주였던 데 반해 올해는 기계공장, 연합기업소, 협동농장 등 생산현장 방문이 증가한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지도부가 경제분야의 성과 도출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상대적으로 성과가 나기 쉬운 농업, 경공업, 유통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 분야의 활동이 13회나 공개된 것도 주목된다.
김정은이 지난 1월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에 참석한 것을 포함해 각종 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북한 언론에 공개된 것은 김정일 시대와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95회의 공개활동 중 72회를 수행하는 등 군 인사들의 수행횟수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최룡해에 이어 김격식(30회) 군 총참모장, 현영철(29회) 전 총참모장, 박정천(26회) 포병사령관이 2∼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51회의 공개활동 중 106번을 따라다녔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올해 5위(25회)로 순위가 밀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장성택의 위상과 관련 “수행횟수가 줄었다고 위상이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집권 1년차에 비해 원로나 고위층의 수행이 줄고 실무그룹의 수행이 늘어난 경향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최휘 노동당 제1부부장의 수행빈도나 역할이 두드러진다는 점에 대해서도 통일부는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의 공개활동 시 방문 지역으로는 평양이 36회(40%)로 다수를 차지했지만 작년에 비해 지방 행보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원산 인근지역에 10여일을 장기체류하는가 하면 자강도, 함경도, 평안도 등 원거리 지역을 방문하는 등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것도 올 상반기의 특징으로 분석됐다.
이 당국자는 “올해 북한의 전체적인 식량 사정은 예년 수준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면서 ‘사라졌던 식량 배급표가 부활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김정은 체제의 특징으로는 주요인물들의 인사이동 폭과 규모가 크다는 점도 꼽았다.
이 당국자는 “총참모장이 군단장으로 가는 등 워낙 인사변동이 커서 일관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는 “많은 종류의 지병이 있고 나이가 있기 때문에 늘 안 좋은 상태로 보이지만 심각하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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