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도시장은 매년 2.6%씩 성장해 지난 2012년 211조원에서 오는 2020년 약 297조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세계 철도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세계 각국은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는 터라 참여국가(업체)의 재원조달을 요구하는 게 대세다. 해외사업 진출시 민간기업과 금융기관을 포함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원조달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개별 기업체에서 국가적 철도 해외사업 진출체계로의 시스템 전환이 절실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추진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사관·민간업체의 현지법인 주재관 등을 활용해 정보수집 및 우리의 강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장기적 안목에서 현지 정부 관계자 등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이 우리 철도시스템의 채택 설득 및 정보수집에 유리하다. 둘째, 운영 효율성이 높은 동력분산식 차량에 대한 국제적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해 동력분산식의 신뢰성 검증 및 상용화가 필요하며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셋째, 기업에 대한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의 금융지원 및 보증확대 방안 등을 강구해 민간기업의 해외 투자·진출을 유도해야 한다.
넷째, 철도기술·사업관리 등 분야별 전문지식과 언어가 가능한 전문인력을 산학연 합동으로 양성해야 하며 분야별로 전문가 인력풀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관리(필요 기업에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전문가로서의 역량 향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중국은 정상외교에서 철도 등 인프라 개발협력 의제를 직접 다루고 해당국에서 요청할 경우 중국 국무원 등 정부가 총괄적으로 사업실행을 담당하고 있다. 나아가 선진국들이 재정적 리스크로 투자를 꺼리는 아프리카·남미 시장을 주요 대상으로 진출하고 있고 최근에는 자본금 약 110조원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해 동남아고속철도·도시철도 등 진출을 위해 중국에 유리한 투자기반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도 중국 사례와 같이 해외 철도사업에서 사업기획·엔지니어링·사업관리 등 초기 단계부터 정부·공공기관·민간기업·금융기관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진 통합추진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해외 철도사업 현지화와 후속 연계사업의 체계적 발굴이 필요하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한 민관투자사업(PPP)은 고속철도·도시철도를 중심으로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수조원의 자금조달 한계로 국내 민간기업만의 진출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국가 또는 국제금융권과 연대하고 현지화를 통해 수주경쟁력 강화 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대형 건설사, 설계감리사, 차량 및 시스템 제작사 등 철도 관련 기업들이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철도사업을 수행, 추진하고 있다. 이들을 확대하는 동시에 대규모 철도사업 진출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철도 해외 진출 체제를 국가 주도로 전환하고 전체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박용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철도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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