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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문화축제'가 한국에서 펼쳐진다. 외교통상부가 균형적인 문화교류를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실시해온 '쌍방향 문화교류 증진사업'의 일환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오는 30일부터 7월3일까지 아프리카 공연ㆍ전시와 영화 상영, 문화 설명회가 펼쳐진다. 아프리카의 문화예술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전통공예품 만들기, 전통악기 연주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예술적 영감 원천에 자원 보고 왜 우리는 아프리카에 주목하는가. 아프리카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 아프리카의 리듬은 엄청난 활력과 깊이로 우리를 압도한다. 블루스ㆍ재즈 등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음악들이 아프리카에 기원을 두고 있다. 아프리카의 미술은 신선함과 생동감으로 예술가들을 매혹시켰다. 입체파의 거장 피카소가 청색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간 영감을 제공한 것이 바로 아프리카다. 아프리카의 영화는 양적으로 세계적인 규모일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아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영화제에 환영 받는 영화들이 늘고 있다. 나이지리아 한 나라에서만 매년 1,000편이 넘는 영화가 만들어진다. 이번에 소개될 영화들은 아프리카인들의 고민과 희망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에티오피아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의 일대기를 그린 '운동선수(THE ATHLETE)'가 필자의 시선을 끈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맨발로 역주하던 '맨발의 기관차' 아베베를 기억한다. 4년 후 그는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몸으로 올림픽을 다시 제패한다. 그는 주최 측이 그의 우승을 전혀 예상치 못해 에티오피아 국가도 준비하지 않았을 정도의 놀라움을 선사했다. 불굴의 투혼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자 장애인올림픽에 나가 사격과 양궁에서 세계를 제패한다. 아베베의 끈기와 열정은 아프리카인들의 희망을 상징한다. 아프리카는 엄청난 에너지ㆍ자원의 보고이다. 지난 5년간 세계에서 발견된 유전의 3분의1이 아프리카 지역에 있다. 석유ㆍ가스ㆍ광물자원 모두 미탐사 지역이 많아 신규발견 가능성이 높고 자체 내수 규모가 작아 수출역량이 크다. 정치 발전과 경제 개혁의 거센 바람이 아프리카를 휩쓸면서 경제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시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시장성과 구매력 측면에서 이미 아시아 신흥경제국을 압도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영향력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유엔 개혁, 무역 자유화, 기후변화, 인권, 에너지, 개발 등 전지구적인 이슈들에서 아프리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구 10억명의 신시장,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로 강대국들의 발길이 향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주석ㆍ총리 등 고위급 각료들의 계속되는 방문외교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석유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최대 원조국인 미국도 이제 아프리카를 원조대상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로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ㆍ콩고민주공화국ㆍ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한다. 에너지ㆍ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증진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모든 면에서 한층 심화ㆍ발전시키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관계 발전 계기로 삼아야 외교통상부는 아프리카에 최정예 인력을 투입해 외교 인프라를 확충하고 협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과 최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은 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하려는 우리 정부의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다. 현재 1만여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문화축제를 통해 우리 국민이 아프리카를 더 잘 알게 되고 국내에 거주하는 아프리카인들이 일체감과 포용감을 느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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