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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저축은행 사태 '시즌2'
입력2011-09-23 18:08:44
수정
2011.09.23 18:08:44
지난 18일 저축은행 7곳이 영업정지 된 후 저축은행 사태 2탄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시즌2'는 인기 드라마나 시트콤의 속편과는 많이 다르다. 일단 '기대'는커녕 '눈물과 한숨'으로 시작하는 점이 그렇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부실 저축은행과 대주주의 면면만 바뀌었을 뿐 수천억원의 불법 대출과 분식회계, 이로 인한 자본잠식과 퇴출 등 짜증나는 내용들은 1탄과 판박이다.
새롭고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가미하는 방송 드라마와 달리 저축은행 시즌2는 상반기와 달라진 것이 없어 저축은행 고객은 물론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을 답답하고 참담하게 한다. 저축은행 부실을 방조하고 오히려 바람막이 역할을 한 사외이사와 감사는 하나같이 권력기관 출신의 고위관료거나 대학교수, 감독당국의 전직 간부다.
저축은행의 어이없는 경영 행태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국내 유수의 회계법인들은 정확한 자료를 얻을 수 없어 감사를 제대로 못했다는 뻔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최측근이 저축은행 부실을 감싸고 대주주의 비리를 은폐하는 데 일조했다는 의혹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검찰 수사를 보자면 국민의 속은 문드러질 수밖에 없다.
1탄의 복창 터지는 장면들은 재방송되듯 버젓이 2탄에서도 나타난다. 22일부터 영업 정지된 7개 저축은행에서 2,000만원 한도로 가지급금 지급이 개시됐지만 전산망 오류로 1시간가량 업무가 마비되고 지연처리는 지속됐다. 상반기 저축은행 사태에서 고객 기만행위의 절정으로 울화통 터지게 했던 사전 예금인출도 재연됐다.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 대주주 및 임직원들이 사전 예금인출에 관여한 정황들이 또 드러난 것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중단 사태를 놓고 "조선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라고 비판했는데 저축은행 사태 1ㆍ2편은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할 말을 찾기 어려운 지경이다.
저축은행 사태 '시즌3'이나 유사 속편이 나온다면 금융당국과 정부가 설 땅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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