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곧 청문회를 마치고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새 경제사령탑의 조기 안착은 기로에 선 우리 경제의 중요한 계기다. 지난 2년여간 기획재정부를 담당했던 기자로선 현 내정자가 조기에 컨트롤타워로 안착하도록 세 가지 덕목은 지켜주시리라 기대한다.
우선 배려의 리더십이다. 새 정부 각료로 내정된 고위공직자 A씨는 이임을 앞둔 마당에도 후배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금융위기 돌파의 1등 공신 역할을 했음에도 '계급'으로 누르지 않고 동료와 후배 공직자들을 배려해 통솔하기로 유명했다. 그 휘하의 한 고위공직자는 자신 집안의 상가에 A씨가 두 번이나 찾아온 것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상 첫날은 A씨 홀로 조문을 왔는데 이튿날 부인과 함께 재차 찾아왔다고 한다. B씨는 A씨의 휘하에 있지만 나이로는 연상이었다. A씨는 직급은 위이지만 인간적으로 '형님의 예우'를 다하는 배려의 리더십으로 B씨의 감동을 산 것이다.
현 내정자 역시 평소 바른 인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청문회를 앞두고 현 내정자가 부임했던 공공연구기관의 일부 전직 인사들은 각종 투서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공공연구기관을 민간연구기관 못지않은 혁신 기관으로 변신시키려 했던 현 내정자의 노력이 빚은 오해라고 이해된다. 일개 연구기관보다 더 큰 정부조직을 통솔해야 하는 현 내정자로선 경제정책의 혁신을 요구하리라고 생각된다. 그 과정에서 부처 간, 부처 내의 크고 작은 갈등이 있을진데 그때마다 소신은 지키더라도 인간적인 배려의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정책 조율에 적지 않은 힘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두 번째는 통수권자와 '즉통'하는 리더십이다. 현 내정자는 새 정부에서 속칭 '지분'이 없다. 개국공신은 아니라는 의미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 언행이 무겁다는 평판을 듣고 있어 자칫 현 내정자가 대통령과의 즉시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관가 일각에서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현 내정자는 취임과 더불어 박 대통령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줘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켜주기를 기대한다.
세 번째는 윈윈의 리더십이다. 현 내정자는 취임 직후 줄줄이 내부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특히 자리는 줄었는데 후보는 넘치는 1급 인사가 난제로 꼽힐 것이다. 인재들이 가능하면 모두 공직자로서 소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윈윈, 상생의 인사를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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