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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던 왕양(왼쪽) 광둥성 당서기가 최고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한 것이 몰락한 라이벌 보시라이(오른쪽) 전 충칭시 서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왕 서기는 시장과 효율성을 강조한 광둥 모델을, 보 전 서기는 분배와 정의를 앞세운 충칭 모델을 각각 내세워 각각 우파와 좌파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5세대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다. 하지만 보시라이는 올 2월 '왕리쥔 사건'을 계기로 부인인 구카이라이가 형사처벌을 받고 본인의 정치생명도 박탈됐다.
로이터통신은 21일 한 소식통을 인용해 17기 정치국원 24명과 장쩌민 전 주석, 리펑 전 총리 등 원로 10여명이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최 2주 전인 10월 말 비밀투표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8명이 올랐으나 이 가운데 왕 서기와 리위안차오 전 당 중앙조직부장, 류옌둥 국무위원 등 3명이 탈락했다.
왕 서기의 막판 탈락은 라이벌이던 보 전 서기의 낙마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로이터는 "장 전 주석 등 원로들이 좌파의 아이콘인 보시라이가 몰락했는데 라이벌인 왕양을 발탁하면 좌파가 거세게 반발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리 전 부장은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장 자리에 있으면서 인사 문제로 원로들의 미움을 산 것이 화근이 됐다고 전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끄는 공청단파 소속인 리위안차오는 자파 인사들을 요직에 대거 기용하면서도 원로들의 인사청탁을 무시해 원성이 자자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2007년 정치국 위원을 결정할 때 비밀투표를 실시하기는 했지만 당내 계파 간 권력투쟁을 해결하기 위해 현직 정치국원과 원로들이 공동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을 사전에 비밀투표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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