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톤이 넘는 물이 갑자기 들이쳐 최소 11명 이상 고립됐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내부에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수펌프가 4개나 있었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한국경제는 충북도청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를 인용해 사고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 안에는 분당 3톤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배수펌프가 4개 있었다고 보도했다. 2019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만들었다. 이에 대한 위탁 관리는 도청이 맡고 있다.
시간당 최대 83㎜의 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전날 오전 지하차도가 침수되던 순간에는 정작 작동하지 않았다. 인근 하천인 미호천서 범람한 물이 한꺼번에 지하차도로 밀려 들어와 배수펌프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전선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배전반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충북도청 도로관리사업소 측은 “해당 시설이 2019년에 만들어진 후로 고장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손쓸 수 없었다”고 매체에 해명했다. 정부는 왜 배수펌프 오작동이 일어났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미호천 관리 부처와 지하도로 관리 부처가 서로 달라 유기적인 사전 재해 방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도청 관계자는 “미호천은 환경부 소관, 지하도로 관리는 도청 도로관리사업소에서 맡다 보니 사전 침수 관리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미호천 제방 붕괴와 동시에 도로 통제 등의 조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건으로 발생한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소방 당국은 실종자 9명을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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