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9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6∼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3.2%포인트 하락한 48.8%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40%대까지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지도는 9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정평가는 3.3%포인트 오른 45.8%를 기록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0%포인트로,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 여론은 팽팽하게 엇갈리는 양상으로 급변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중도층(긍정 46.5%·부정 50.0%)에서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해서 우호적 태도를 보였던 50대 장년층(37.9%·57.4%)도 부정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9월 4주 차 주간 집계와 비교하면 모든 지역과 연령, 이념성향, 직군에서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광주·전라(70.5%·24.8%)에서 지난주에 비해 긍정평가가 8.3%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대전·세종·충청(45.6%·47.3%)에서는 7.7%포인트, 경기·인천(49.2%·46.3%)에서는 5.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부산·울산·경남(37.6%·57.1%)에서는 3.7%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35.2%·57.9%)에서 내림폭(7.0%포인트)이 가장 컸다. 20대(54.7%·38.4%)는 3.4%포인트 하락했고, 30대(56.7%·36.5%)에서도 2.7%포인트 떨어졌다.
직업별로는 주부(40.3%·54.2%)에서 10.0%포인트 내린 데 이어 자영업(36.7%·60.6%)에서는 4.6%포인트의 하락 폭을 보였다.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노동직(44.1%·47.2%)에서도 2.0%포인트 떨어졌다.
핵심 지지층인 호남과 수도권, 40대 이하, 진보층, 사무직과 학생에서는 하락 폭이 크기는 했으나 여전히 50%대 이상을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지지도 하락의 큰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이라며 “고용,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 악화 소식이 몇 달째 계속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장기간 지속하는 일부 야당과 언론의 경제실패 공세 역시 국정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무른 것이 ‘북한 퍼주기론’, ‘남북관계 과속론’ 등의 공세와 맞물리면서 부정적 인식을 키운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아울러 보수야당의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문 대통령 지지층 이완과 함께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지지층 내부 갈등이 커지면서 문 대통령을 약하게 지지하던 주변 지지층이 추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리얼미터는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 역시 9주째 떨어지면서 지난주보다 1.6%포인트 하락한 37.6%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월 4주 차(34.5%)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최저치다. 자유한국당은 3.3%포인트 상승한 26.2%로, 5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최순실 태블릿 PC 사건’ 직전인 2016년 10월 3주차(29.6%) 이후 최고치로,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25% 선을 넘어섰다. 한국당 지지도는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증가했다. 부산·울산·경남(한국 36.6%·민주 27.7%)과 자영업(한국 36.2%·민주 26.8%)에서는 한국당이 민주당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정의당은 0.6%포인트 떨어진 8.2%, 바른미래당은 0.1%포인트 하락한 5.9%를 기록했다. 민주평화당은 0.8%포인트 오른 3.0%로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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