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9월28일 우주선 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직원들은 숨을 죽이며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스페이스X가 개발한 로켓 ‘팰컨1’의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세 번의 실패를 경험했던 터라 직원들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도 컸다. 마침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팰컨1은 힘차게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우주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 기업이 상업용 로켓을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린 순간이다. 전기차 제조 업체인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인류의 화성 이주’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스페이스X를 설립한 지 6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후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 발사에 성공하는 등 우주를 향한 꿈을 착착 실현해나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주개발은 미국과 러시아 등 소수 국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술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민간 기업들도 우주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도 그런 케이스다. 베저스는 우주 캡슐에 사람을 실어 쏘아 올리는 우주관광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위성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민간 기업들도 우주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벤처기업인 인터스텔라테크놀로지스는 오는 29일 민간 기업 중 최초로 자체 개발한 로켓인 ‘MOMO 1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 업체는 로켓을 고도 100㎞까지 상승시킨 뒤 여기에서 얻은 우주 공간의 실험 데이터를 기업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일본은 민간의 우주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로켓 발사 실패에 따른 손해 가운데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부분을 정부가 보상하기로 했다.
이처럼 우주개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부 주도 아래 초보적 수준의 우주개발 계획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산업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우주개발 사업에 나서는 민간 기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철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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