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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칼럼/3월 6일] MB-SK 영수회담 재개할 때

전국민이 불황으로 떨고 있을 때 한국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뒤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그는 국가의 고비마다 적절한 메시지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고통을 함께 했다. 비록 그는 떠났지만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않았다.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는 최근 주말 참배객이 1,000명을 넘는 등 ‘김수환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각막 기증에 힘입어 “나도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일반인의 장기기증 동참 열기도 식지 않고 있다. 지도자들의 진솔한 대화 필요
만물이 소생하는 춘삼월에 그가 남긴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라는 가르침이 새롭게 다가온다. 김 추기경 선종 때 이명박(MB) 대통령과 정세균(SK) 민주당 대표 등 정ㆍ관ㆍ재계 인사와 신자ㆍ일반시민 등 40만여명이 명동성당을 찾았으며 국민들은 그의 삶을 조명했다. 아울러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으며 세상을 떠났을 때 정말 슬퍼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자문했을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귀한 것이 인생인데 보잘 것 없이 살다간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의 선종은 가난한 국민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황금만능주의 풍토에서 양심적으로 살아온 삶이 일시적으로나마 재평가 받았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사람들은 나눔의 미학을 학습했을 것이다. 이웃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숨겨진 단점을 들추기보다 드러난 장점을 칭찬하면서 애틋한 정과 물질을 나눈다. 개인과 사회ㆍ국가에 대한 사랑은 구성원 간의 솔직한 만남에서 시작한다. 국민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일수록 경제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명한 대안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 국가 경영에 영향력이 지대한 지도자들이 스스럼 없이 만나 경제난국을 풀려는 모습을 보고 싶다. 국민이 싸움하는 정치권을 걱정할 게 아니라 정치 지도자들이 고통 받는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MB와 SK는 하루빨리 영수회담을 재개해 정국 안정을 바탕으로 경제난국 해법과 대북 문제 돌파구, 국민갈등 해소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25일 첫 영수회담을 갖고 경제 살리기와 남북문제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2시간 동안 오찬을 겸한 단독회담을 갖고 세계 금융위기 대처와 경제 살리기에 대한 협력, 생산적 국회 운영, 미래성장동력 육성, 국정 동반자로서 국정 현안 해결 노력 등 7개항에 합의했다. 국민들과 언론ㆍ정치권은 첫 영수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었다”고 호평했다. 대학 동문이며 대기업 출신인 두 사람은 각별한 선후배 간의 우정 덕분에 국가 현안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은 영수회담을 계기로 좀더 발전적인 국정운영과 생산적인 국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7개 합의 사항을 거의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6개월째 만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서로를 원망하고 있어 국민들의 마음이 착잡하다. 재회 없는 만남이었다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일회성 만남은 의미가 없다. 지지세력 눈치보지 말고 만나야
인격적 만남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 속에 부단한 재회 과정에서 이뤄진다.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데도 국가 지도자들이 지지세력의 눈치를 보며 만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이제라도 MB와 SK가 조건 없이 만나 국민들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아 난국을 조기에 극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 대통령은 2일 6박7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ㆍ인도네시아 등 3개국을 순방하기 위해 출국했다. MB는 귀국 직후 영수회담을 갖고 흩어진 민심을 모으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국정 파트너인 SK도 힘겨운 국회 운영으로 심신이 지쳤을지라도 국정 운영에 적극 동참할 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차기 영수회담에서는 MB-SK 핫라인(‘MS폰’)을 만들어 국정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MB 참모들이 하기 어려운 직언을 포함해 무슨 문제든 토론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을 개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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