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은 132ℓ·돼지고기 1kg는 5,988ℓ 물 소요
국표원, ‘물발자국’ 기준 제정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인 소가죽가방 하나를 만드는 데는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소모될까. 1kg 가죽가방 하나 제작에 들어가는 물은 무려 1만7,093ℓ다. 소가 태어나서 풀을 먹고 자라 가죽이 되는 모든 과정에서 들어가는 물을 합한 양이다. 소가죽가방 하나를 만들려면 생수(2ℓ) 8,546통, 물잔(200㎖)으로는 무려 8만5,465잔이다. 한 사람이 하루 1ℓ의 물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무려 47년동안 먹을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8일 이처럼 원료 취득·제조·유통·사용·폐기로 구성된 제품 순환에서 사용되는 물의 총량과 환경영향을 정량화한 ‘물발자국(water footprint)’ 국가표준(KS) 기준을 발표했다.
기준에 따르면 커피 125㎖를 생산하는 데는 132ℓ의 물이 필요하다. 차 250㎖는 27ℓ, 계란(60g)은 196ℓ, 닭고기(1kg)는 4,325ℓ, 돼지고기(1kg) 5,988ℓ, 소고기(1kg)는 1만5,415ℓ의 물이 소모된다.
이 같은 기준을 정한 것은 친환경제품을 강조하는 선진국이 제품 생산과정에서 사용되는 물 사용량을 줄이기위해 물발자국을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관련 규제가 생기기 전에 국내서도 기준을 정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EU는 물발자국 2020년까지 도입하기 위해 배터리와 전기전자(IT)장비·맥주·커피·소고기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스페인은 물발자국 관련 인증제도가 운영 중이다.
물발자국 인증 제도가 시행되면 선직국들은 우리 수출 제품에 물발자국 정보 표시를 요구하게 된다. 우리 기업에 또 다른 무역기술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표원은 기업이 물발자국 국가표준을 활용할 수 있게 표준활용해설서를 개발하고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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