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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초. 강원도는 LS전선이 해저케이블 생산공장 건립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본격적인 투자유치에 나섰다. 김진선 도지사까지 LS전선 서울본사와 경북 구미사업장을 수 차례나 오가며 동해지역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 그러나 LS전선의 투자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이 문제였다. LS전선은 올 5월 초부터 공장 건축을 시작하겠다는 자체 일정을 가지고 있었다. 통상 산업단지 조성에서 공장설립 허가까지 걸리는 기간은 짧아야 2년 정도. 시간상으로는 투자유치가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강원도는 포기하지 않았다. 5월부터 공장을 건설할 수 있다고 약속해 마침내 1월 하순 LS전선의 동해지역 투자계획을 최종적으로 얻어냈다. 4월 초까지 불과 3개월 만에 산업단지 조성부터 공장설립 승인 및 건축허가까지 내줘야 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이었다. 강원도는 일단 산업단지 조성과 공장 건축을 병행했다. 통상적으로 진행해온 ‘선 산업단지 지정ㆍ개발, 후 공장설립 승인’으로는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2월 초부터 산업단지 조성공사 일정을 시작해 주민설명회를 갖고 3월 말까지 편입토지 및 지장물 감정평가를 마무리했다. 토지보상을 조속히 끝내기 위해 강원도는 간부 공무원들이 총동원돼 토지 소유자들과 맨투맨으로 접촉, 한달 만에 70명의 토지소유자에 대한 보상을 마무리했다. 통상 6개월이 걸리는 산업단지 조성 개발계획도 환경부 등 인허가 관련 부서를 수 차례 찾아 다닌 결과 2개월로 줄였다. 공장설립 승인 및 건축허가에 소요된 1개월을 합해 불과 3개월 뒤인 4월 말 마침내 동해항 맞은편에 있는 동해시 송정동 산업단지 현장에서 ‘LS전선 동해공장 및 송정산업단지 기공식’이 열렸다. 지자체들이 기업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이 있는 울산의 1인당 국민소득은 3,837만원(약 3만8,000달러). 지난 1970년대 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를 유치한 거제시의 주민소득도 3만달러를 넘는다. 이미 프랑스ㆍ독일ㆍ일본 등 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 수준에 도달해 있다. 우리나라 전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 울산ㆍ거제의 국민소득이 우리나라 전체 국민소득보다 월등히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이 있기 때문. 그래서 자치단체들은 기업유치에 사활을 건다. 특히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제도가 실시된 뒤 기업유치는 자치단체장의 최대 과제가 됐다. 동해의 LS전선 유치뿐이 아니다. 충남 아산시는 삼성 탕정 LCD사업장을 유치했다. 경제적인 기대효과는 연 300억달러 생산 및 240억달러 수출, 5만명의 일자리 창출이다. 최근 군산은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유치했다. 새로운 일자리 1만1,000개가 생겨 5,000억원의 근로소득이 창출된다. 이제 군산은 ‘상전벽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방의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치단체들과 기업이 한자리에 모인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재단이 함께 3~4일 서울 COEX 3층 컨벤션홀에서 주최하는 지역투자박람회이다. 이 박람회에는 16개 시도가 참가해 각 지자체의 핵심적인 지역개발ㆍ투자유치전략을 소개한다. 대전은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제주도는 영어교육도시와 헬스케어타운 프로젝트, 충북은 태양광 프로젝트, 전남은 생물의약 한방산업 발전 프로젝트 등이다. 지자체만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KOTRA는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외국인 투자가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자 초청 설명회를 갖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부품소재 클러스터 활성화 방안’과 ‘지자체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유치전략과 기업의 진출방안’을 발표한다. 대한상의도 기업과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한 지역투자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이승재 지경부 지역경제총괄과장은 “그간 지역 투자유치 활동은 지역과 기업 간에만 단편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뤄져 규모가 작았고 지역은 투자기업이 어디인지 모르고 기업은 지역 간 투자환경 비교가 곤란해 효과가 반감된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박람회는 기업과 지역을 한자리에 모아 기업은 16개 시도의 투자환경과 지역별 비교우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시도에는 투자유치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각 지역을 돌면서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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