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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짜리 ‘하늘의 미니 집무실’…차기 대통령 탈 전용헬기는[이현호의 밀리터리!톡]

8700억원 투입 총 4대 2031년까지 구매

1대당 2000억원 짜리 지휘헬기 후보군은

‘S-92+’, ‘H225M’, ‘AW-101’, ‘Bell 525’

차기 대통령 임기 5년 중에 2년 가량 탑승

미국 시코르스키에서 제작한 중대형 헬리콥터인 ‘S-92’를 VIP 수송용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대통령 전용 지휘헬기 ‘VH-92’. 연합뉴스




군 당국이 공군 1∼3호 헬기를 교체한다. 2007년 대통령 전용헬기 ‘VH-92’ 3대를 도입해 배치 한 후 18년 지나 노후화되면서 후속 지휘헬기 도입 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이를 위해 방위사업청은 대통령이 탑승하는 지휘헬기 4대를 8700억 원에 국외 구매하기로 했다. ‘지휘헬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타는 전용헬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30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열린 제16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전용 헬기를 확보하는 ‘지휘헬기-Ⅱ’의 사업 방식이 국외 구매로 결정했다.

기존 대통령 전용 헬기는 시코르스키가 제작한 VH-92로, 2004년 여름에 S-92를 선정했고 3년 뒤인 2007년에 3대를 구입해 18년 동안 사용해 왔다. 방사청은 생존성과 지휘통제능력이 뛰어난 새 지휘헬기를 2031년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구매 물량은 4대다. 후보 기종은 △록히드마틴의 ‘S-92A+’, △에어버스의 ‘H225M’, △레오나르도의 ‘AW-101’, △벨의 ‘Bell 525’ 등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용 중인 대통령 전용헬기는 미 항공기 제조사 시코르스키의 14인승 헬기 S-92를 귀빈전용으로 개조한 VH-92 기종으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도입돼 18년째 사용 중이다. 교체주기(10년)가 8년을 초과함에 따라 후속 기종 도입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 전용헬기는 대통령이 탑승하는 헬기를 빼고 나머지 2대는 ‘위장(겸 예비) 헬기’로 운용된다. 같은 기종의 위장 헬기를 동시에 띄워 대통령이 어떤 헬기에 탑승했는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어 대통령의 안전을 지키는 조치다.

해외 순방 때 이용하는 대통령 전용기 ‘코드원’과 달리 대통령 전용헬기는 지역 현장 방문을 비롯한 국내 단거리 이동에 투입돼 ‘하늘의 미니 집무실’로 통한다. 각종 무기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데 필요한 레이더 경보수신기와 적외선 방해장비, 미사일 추적 기만장치 등은 물론 첨단항법장비와 레이더, 광학열상장비가 탑재됐다.

차기 대통령 전용헬기 후보 기종인 미 록히드마틴 시코르스키 ‘S-92A+’. 사진 제공=미 록히드마틴社


2007년 당시 3대 도입에 예산 1300억 원이 투입돼 1대당 5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4대를 구매하는데 8700억 원의 예산이 책정돼 1대당 2000억 원 짜리 미니 집무실로 거듭나게 됐다.

군 관계자는 “적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이 보강된 신규 지휘헬기를 도입해 안정적인 지휘공수 임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현행 대통령 전용헬기가 2004년 기종이 결정된 뒤 실제 운용까지 3년이 걸린 만큼 차기 대통령이 이용할 수 있을지는 확답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도 지난 2024년 8월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Marine One)을 베트남전 때 모델에서 신형으로 교체했다. 새 마린원인 ‘VH-92A’는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시코르스키 S-92를 기반으로 한 기종이며, 기존의 마린원 ‘VH-3D’이나 ‘VH-60N’ 보다 더 크고 항속 거리도 더 길게 개선됐다. 마린원을 운용하는 미 해병대 제1헬리콥터 편대는 테스트용 2대를 포함해 총 23대의 VH-92A를 인도 받았고, 모두 50억 달러(약 6조 9450억 원)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1대당 3000억 원 수준으로, 우리가 새롭게 도입하는 전용헬기 단가보다 1000억 원이 더 비싸다.

미국은 부시 정부인 2001년 9·11 테러 이후에 베트남 전쟁 시대의 대통령 헬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통신 및 임무 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당 사업은 높은 비용 문제로 오바마 정부 때 폐기됐고, 이후 오바마 정부에서 헬기 교체로 가닥을 잡고 새 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패트리엇’(patriot·애국자)으로 이름을 붙인 신형 마린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공개됐지만 기내 통신 보안 문제, 배기 문제로 백악관 잔디 손상 유발 등의 이유로 그동안 실사용이 보류됐다 2024년 바이든 행정부에서 최종 도입됐다. 새로운 대통령 전용헬기 도입에 무려 23년이 걸린 것이다.

미국 대통령 전용헬기 신형 ‘마린원’ 모습. 연합뉴스


전용헬기 후보 기종을 살펴보면, 우선 ‘S-92+’ 헬기는 미국 록히드마틴社의 자회사인 시코르스키社가 제작한 기종이다. 현재 미국 대통령의 VH-92와 동일한 모델이다. 최대 270㎞/h(순항속도)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 800㎞(항속거리)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연속성과 신뢰성 면에서 기존 S-92 보다는 우수하지만, 최신 전자 장비나 지휘통제 시스템의 보강이 필요하다.

S-92 헬기는 이전 버전인 H-60 헬기 기반이 아닌 새로운 설계로 개발해 많은 신기술을 적용했다. 군용 모델은 H-92 헬기다. S-92동체는 알루미늄 구조물이 기본이지만 40% 정도가 복합재로 제작됐다. 동체는 H-60 계열보다 넓고 길어졌고 동체 후방 테일 붐 아래에는 화물 적재를 위한 램프(ramp) 도어가 채용됐다. 후방 램프 도어를 통해 캐빈으로 연결되지만 주로 승객 탑승은 동체 우측 슬라이드 도어를 통해 이뤄진다.

승객 편의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진 등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감소시키기 위해 능동 진동 통제 시스템(Acitve Vibration Control Systems)을 채용했다. 메인로터와 테일로터는 결빙 방지를 위해 방빙 시스템(ice protection system)도 갖췄다.



S-92+, 美 대통령의 VH-92A 동일 모델


프랑스 공군이 요구한 작전운용성능(ROC)을 맞춰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社가 기존의 ‘AS532 쿠거(Cougar) 모델을 기반으로새롭게 제작한 다목적 헬기다. 프랑스 공군이 요구한 개선 사항의 중점은 ‘더 강력한 엔진, 더 높은 내구성’이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AS532 쿠거 중에서 ‘AS532 쿠거 MkII A2’를 개량해 개발한 바로 카라칼, 초창기에는 ‘쿠거 Mk II+’로 불리다가 최종적으로 ‘EC725 카라칼’(Caracal)로 명명됐다. 현재는 ‘슈퍼 쿠거’로 불리며,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이후 ‘H225M’로 브랜드 명칭을 바꿨다. 2000년 11월 27일 첫 처녀비행에 성공했다.

최대이륙중량은 11t, 중무장 병력 28명이 탑승 가능하다. 순항속력은 285㎞/h, 항속거리는 857㎞에 달한다. 영화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중반부에서 테러조직 두목 솔로몬 레인(숀 해리스)을 파리에서 이송하는 프랑스군 소속 헬기로 유명해졌다.

현재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운용 중이다. 해상 작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생존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 3개의 엔진을 탑재해 하나의 엔진이 고장 나더라도 비행할 수 있다.

H225M,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출연


아구스타웨스트랜드社 ‘AW101 멀린’은 이탈리아 아구스타와 영국 웨스트랜드가 합작 개발한 대형 다목적 헬리다. 원래 EH101로 소개됐지만 이탈리아 아구스타가 영국 웨스트랜드를 흡수합병해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로 2004년 개명하면서 AW101로 명칭이 변경됐다. 2015년엔 모회사였던 이탈리아 최대 방산업체 핀메카니카가 사명을 레오나르도로 변경하면서 브랜드도 통폐합시켰다. 현재는 ‘레오나르도 AW101’로 판매되고 있다.

동체는 알루미늄-리튬 합금으로 내충격성과 추락시 견딜 수 있는 한도를 강화했다. 진동을 줄이기 위해 반대되는 진동을 발생시켜 상쇄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영하 40도에서 영상 50도까지의 기후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좌석은 충돌시 10m/s의 속도에서도 견딜 수 있고, 조종사 혼자서도 조종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글라스 콕핏을 채용해 6개의 대형 디스플레이에 고해상도로 정보를 시현할 수 있다.

3엔진을 장착한 대형 헬기로 영국 왕실 및 일본 방위대에서 사용되고 있다. 3개의 엔진을 장착한 덕에 높은 안정성을 자랑해 VIP 수송용 헬기로 유명하다. 기체가 커서 넉넉한 내부 공간을 제공한다. 순항속력은 259㎞/h, 항속거리는 833㎞에 달한다. 다만 멀린은 가격과 유지비용 면에서 1대당 520~728억 원으로 S-92의 2배 가량 높다.

AW101, 3개 엔진 장착 높은 안정성 자랑


마지막 ‘벨 525 리렌레스’(Bell 525 Relentless)는 미국의 헬리콥터 생산업체인 벨 테스트론(Bell Textron)社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민수용 중형 다목적 헬리콥터이다. 지난 2012년 2월 댈러스에서 열린 헬리 엑스포(Heli-Expo)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19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2015년 7월 1일 첫 공식 비행에 성공했다. 순항속도는 287㎞/h, 항속거리는 1037㎞로 전용헬기 후보 기종 중 가장 길다.

방사청은 대상 선정과 구매 시험평가를 거쳐 오는 11월까지 4개월간 협상을 진행한다. 올해 12월 최종 기종 결정과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다만 군통수권자가 탑승하는 지휘헬기라 최첨단 방어 및 보안, 통신 시스템 장착 등이 필요하다. 통상 주문 제작과 생산, 시험평가와 전력화까지 고려 2031년까지 도입하는 게 목표지만, 기존 록히드마틴 시코르스키의 S-92+가 다시 선정된다면 도입 시기는 빨라질 수 있다.

운용평가와 조종사 기체적응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르면 2028년에 도입해 운용하는 것도 가능해 차기 대통령이 탑승할 수 있다. 이럴 경우 6월 당선될 제21대 신임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다 채우면 신형 지휘헬기를 2년 정도 탑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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