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의 직장인 한정환(40)씨는 새해부터 담배를 끊기로 했다. 무려 19년 동안 하루에 많게는 두 갑까지 담배를 피웠던 한씨는 지난해 득남을 한 뒤 금연을 고민해왔다. 한씨는 "이제는 식당에서조차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돼 정말 끊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대개 새해가 되면 금연을 결심한다. 서울시 금연클리닉에 따르면 평균 금연 성공률은 49% 수준이다. 그나마 이는 수개월 동안 클리닉의 관리를 받은 경우며 개인적으로 금연에 도전하는 이들을 합치면 실제 성공률은 3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금연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계사년(癸巳年) 새해를 맞아 작심삼일에 그칠 수 있는 금연 결심을 작심 3년을 넘어 30년까지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비법을 전문가들로부터 들어봤다.
금연은 혼자 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미국ㆍ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금연을 하려는 사람의 70% 이상이 의사와 금연 상담을 한다. 금연 전문가에 따르면 금연 전후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게 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금연 성공률을 10배 이상 높여준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1회성이 아닌 금연성공 단계까지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보건소의 금연상담사는 금연 첫날부터 3일째까지 매일 전화해 금연 유무를 확인하며 이후 두 달 정도까지는 주 1회 전화와 문자 등을 통해 금연을 격려한다. 6개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금연 상황을 등록카드에 자세하게 기입해 관리해준다.
6개월 후 금연에 성공하면 만보계 등 축하선물을 주며 금연의지를 북돋아준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담배 끊고 선물도 받으니 그야말로 1석2조다.
금연이 어려운 것은 금단증상 때문이다. 니코틴 공급이 중단되면 심리적인 불안감뿐 아니라 소화장애ㆍ변비 등 다양한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몸 속에 쌓여 있던 니코틴이 빠져나가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서울 서초구 보건소의 안연진 금연담당 주무관은 "금연 사실을 주변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으며 물을 많이 마시고 술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평구 보건소의 양미선 금연상담가는 "심호흡을 많이 하고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양치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며 "니코틴 의존도를 측정해 보조제를 이용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해도 금단증상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아예 금연 약을 처방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금연 약은 신경계통에 작용해 흡연 욕구 자체를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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